Page 33 - 2019년09월전시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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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슈즈  45.5×53cm  acrylic&fabric collage  2018        자전거 타는날  24×24  acrylic on canvas









            글 : 박주경 작가노트

            늘상 해오던 일상이나 작업이 권태로워지기 시작하면, 전환점이 필요한 때         도한다.
            이다. 매일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시간에 본능적으로 잠식되기를 거부할 시
            기가 온거다.                                         물리적으로 보이는 시각적 장면들의 연속성을 분절시켜 면에서 선으로 분할
            방황하고, 혼란스러운 날들이 계속되지만 좀처럼 얽힌 매듭의 고리가 안보인        하고 재 조합해 역동적이고 입체적으로 표현한 새로운 공간구상기법이, 그런
            다. 누군가는 과학적 지식과 이성적 사고를 총 동원해도 해결점을 못찾았다가,      과정을 거쳐 최근 내 작품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뜻밖에도 주전자의 물끓는 소리에서 술술 풀렸다고 한다.                  수많은 퍼즐조각이 착시현상을 일으켜 아지랑이처럼 시각적 혼란을 유도하
                                                            며 환영처럼 보이게 하여 환상적 세계를 체험하게 하는 일종의 옵아트 기법으
            가볍고 사소한 것들이 위대해지는 순간이다.                         로서 추상성과 구상성의 융합을 시도한 작품들이다.
            어느날....답답한 마음 부여잡고 길을 나섰다.
                                                            이번 전시의 테마는 설레임으로 왈츠를 추는 무희들의 춤사위이다.
            여름장마 후 뜨거운 기온으로 도로는 맹렬히 피어오르는 아지랑이에 온통 세        모순과 갈등으로 대립된 마음들이 도처에 각을 세우며 세상이 혼란스럽다.
            상이 흔들거렸다. 아지랑이는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경계를 일순 흩트려놓아        이념과 분쟁을 춤사위에 녹여 꽃잎 흩날리듯 평화와 사랑으로 풀어낸 무희들
            세상을 혼돈 상태로 되돌려 놓았다. 아지랑이 속으로 수렴된 세상은 어지러운       의 아름다운 몸짓을 표현한 작품이다.
            카오스의 세계로 재편되고 있었다.
                                                            이 외에도 오브제를 활용한 작품들로, 화려하고 다양한 패턴의 패브릭을 회화
            그때부터 나의 작업도 이전과는 다른 세계로 분해되고 해체되기 시작했다.         에 도입해 보다 감각적이고 조형적인 표현에 주력한 신발 및 책가도 작품들이
            아지랑이로부터 뜻밖의 큰 선물을 받았다.                          관객과의 소통을 원하고 있다.

            내 안에 내재된 억압된 욕망과 치유의 기제가 충돌해 기존의 사실적이고 익        이번 전시에서 예상치 못한 도발적이고 낮선 시각적 체험을 함께 공유하고 즐
            숙한 프레임에서 새롭고 낮선 프레임이라는 독특한 공간 조형의 세계를 시         길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mail : jukyong1@naver.com / 인스타그램 artistjuk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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