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3 - 2025년 4월전시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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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물만큼은 한국처럼 다양하고 체계적으로 발달한 나라도 드물다. 외국에서 딸기를 먹으면서도 두릅에 눈이 간다. 나물 중 제일 좋아하는 참두릅. 이 두릅
는 잡초로 취급해 손도 안 대는 풀조차도 요리가 된다. 한국인의 나물 사랑을 만 먹어도 초록 물결 넘실대는 봄기운으로 팔팔 나를 것 같다. 비로소 깨닫는
적극적으로 이용한 경우도 있다. 미국 메릴랜드주의 몽고메리 카운티의 공 다. 내가 뭘 원했는지 과제가 풀린 것 같다. 철에 맞추어 나오는 나물과 과일
무원들은 매년 6월이면 공원 사방에서 자라나는 쑥 때문에 골치 아파했다. 들은 빠뜨리지 않고 넉넉히 먹으며 자랐다. 그중에서도 참두릅은 초벌부터
그들에게 쑥이란 그저 잡초에 불과했다. 그런데 그 잡초를 굳이 캐가서 문제 시작해 마지막까지 계속해 밥상에 오른 애착 나물이다. 그래선지 나의 가족
가 된 한인 할머니들이 그들에게 기발한 해결책을 줬다. 밥상에서도 이 두릅은 봄의 시작이며 끝인 나물로 사랑받고 있다.
그 결과, 매년 6월 5일마다 쑥을 무제한으로 캐도록 허가해 주는 ‘쑥 채집의 요즘은 양식을 해 봄부터 가을까지 쉽게 구할 수 있다. 그러나 어찌 봄을 잔
날“이 생겨났다. 재미교포들의 나물 사랑을 이용해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한 뜩 품은 두릅과 비교할 수 있으리오. 두릅은 개두릅, 참두릅, 땅두릅으로 구
인들은 약초를 마음껏 뜯어가 좋고 공원 입장에서는 잡초가 사라지니 일석 분한다. 개두릅은 가시가 없는 것이 특징이며 맛과 모양이 참두릅과 비슷한
이조의 효과인 것이다. 코로나 사태 이전까지만 해도 해당 축제(?)는 매년 성 음나무 새순이다. 참두릅은 두릅나무의 새순으로 나무 두릅이라고도 한다.
황리에 이뤄져 왔다고 한다. 이처럼 어디에서나 감출 수 없는 뿌리 깊은 나물
애착은 의외의 아이디어 창출의 실마리가 되기도 한다. 남도에선 3~4월이면 나오기 시작하는데 쌉싸름한 맛과 향이 일품이다. 연한
녹색의 어린싹은 부드러워 살짝 데쳐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입안에 퍼지
올봄은 골골거리다 보니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길다. 매끼 차려 먹는 것도 는 향에 취하고 만다. 특유의 향을 즐기려 소금과 깨, 들기름만 살짝 넣어 먹
일이니, 손이 많이 가는 나물은 미처 눈여겨보지도 않았다. 그러니 뭔가 텅 빈 으면 두릅 향이 온몸을 감싼다. 살짝 크고 길쭉한 두릅으로는 전이나 튀김을
것 같고 허전한데 뭘까 하고 의아하던 차였다. 마침, 시원찮은 딸이 못내 마음 만들어 먹으면 고소한 두릅의 맛을 취할 수 있어 좋다.
이 안 놓이셨는지 어머니께서 상큼한 나물 보따리를 들고 오셨다. 소고기와
상추, 딸기, 그리고 두릅이 펼쳐진다. 이제 막 나오기 시작했는지 눈에 띄어 모처럼 불미나리, 머위, 취, 두릅, 방풍나물로 차린 제철 나물 밥상을 앞에 두
가져 오셨다는 참두릅과 땅두릅을 보니 벌써 두릅 철인가 보다. 니 이제야 봄이 찾아든 것 같다. ‘그래, 이 맛이지!’ 이 봄이 가기 전 부지런히
봄나물 밥상을 차려야겠다 싶다.
•한맥문학 등단 /•전남일보 연재 화려하지 않으나 속은 꽉 찬 나물은 돋보이기보다 어디서나 어우러지기에 비
•광주문학 편집위원(현) 빔밥처럼 겸손의 맛으로 우리를 행복하게 해준다. 어지러웠던 몸과 마음도
•광주매일신문<무등산문학백일장> 맑게 다스려주는 기특하고도 고마운 봄나물이다. 늘 가까이 있어 몰랐던 나
23년 산문 우수상 수상
•광주매일신문 < 무등산문학백일장> 물의 진가가 새삼 느껴지는 봄날이다.
24년 종합대상 수상
•월간 전시가이드 '쉼터' 연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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