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4 - 전시가이드 2023년 04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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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연 컬럼
김지윤 작가
대상을 사유하는 방식
글 : 이주연 (경인교육대학교 교수)
조각 zip-푸른 빛_oil on canvas_45.5x45.5cm_2022
예로부터 미술가들은 작업의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떠오르는 생각들과 일 을 통해 배출된 결과물(김지영, 2012)이자 사유의 매체이다.
상의 단편들을 글과 그림으로 기록해왔다. 스케치, 드로잉, 에스키스의 의미
를 조금씩 다르게 구별하기도 하지만 어쨌건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용도로 스 김지윤 작가는 실제로 본 풍경을 화폭에 옮길 때 현장에서 직접 찍은 사진들
케치, 드로잉, 에스키스가 적극 활용되었으며 아이디어 노트북과 연필이 항 에 기초한다. 사진을 활용한다는 것은 김지윤 작가뿐만이 아니라 지금의 미
상 함께했다. 술가들에게 있어 너무나 자연스러운 과정이자 활용의 일면이다. 작가는 사진
이 단편적인 기록일 뿐이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 회화 작업에서는 당시 체험
카메라가 삶 깊숙이 들어오면서 사람들은 일상을 사진으로 기록하기 시작하 했던 심상들을 더해 작업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사진에서 기록의 기능은 사진
였으며 미술가들도 아이디어 스케치와 더불어 사진 이미지도 많이 활용하게 만이 지닌 훌륭한 속성이자 특성이므로 이를 어떻게 활용하는가가 중요하다.
되었다. 디지털 미디어가 대중화되고 소셜 미디어에 사진을 올리는 행위가 대
중화될수록 카메라는 명실공히 일상의 대표적인 매체로서 더 많은 것들을 대 처음 카메라가 나왔을 때 순간을 영원으로 변환시키는 필름 카메라는 인위적
체해 나갔으며, 이제는 동시대인들의 삶과 뗄레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가 인 가감 없이 결정적 순간을 포착하여 수많은 의미와 감정 표현을 전달하는
되었다. 실존하는 대상과 시간을 찰나의 순간에 포착하는 사진은 사유와 지각 데 최적인 매력적인 매체로 환영받았다. 이후 등장한 디지털카메라는 바로 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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