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7 - 2020년 12월 전시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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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deau, 91×73cm, oil on canvas, 2017




            부터 지금까지의 시기이다. 긴 슬럼프가 있긴 했지만 “나쁜 양도 털은 따뜻하      한 재현이다. 내 작업에는 이처럼 저마다의 스토리들이 서로 관계를 맺으며 변
            다”는 말을 되새기며 세간의 평에 연연하지 않고 그림에 모든 것을 쏟아부으       치 않는 아름답고 신비로운 추억으로 등장한다. 근작 중 인형극(marionette)
            면서 행복하게 작업하고 있다.                                을 테마로 한 큰 작업들에서는 주제와 부합하는 패턴들을 흰색 위주로 솜사
                                                            탕처럼 감미롭고 화려하게 배경에 표현했고, 부가 되는 소품들은 그림의 기초
            <Reve de Gaston>과 <Cadeau>를 소개해달라.              를 유지하도록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의미로 패턴화하였다. 결론적으로 이들
                                                            은 그림의 주된 인물(사물)과의 연계보다는 내 작업 전체에 걸쳐 등장하는 개
            <Reve de Gaston>에는 파리 시절 처음 말을 나누게 된 Gaston이라는 이름  인적인 꿈과 상상의 재현이라고 할 수 있다.
            의 흰 구관조가 보이는데, 마치 새장 안에 갇힌 것처럼 외롭던 외국 생활이었
            지만 그 속에서 꿈, 몽상, 상상의 세계를 꿈꾸던 나 자신을 상징화한 것이다.     작가는 말한다. “비어 있거나 조금 더 자연스러운 화면 구성을 원하지만, 성실
            선물이라는 뜻의 <Cadeau>는 나를 치유해주는 존재로서 또한 선물처럼 소      하게 그림을 메우는 것에 강박적으로 집중해왔다. 이러한 속박에서 벗어나려
            중하게 다가오는 일상과 내 그림을 상징한다. 가장 좋아하는 글귀가 ‘Today     한다. 피아노의 건반이 하양과 검정뿐이지만 그 단순함 속에서 무한한 연주가
            is present’이다.                                  탄생되는 것처럼, 조금씩 욕심을 버리고 지우면서 조금 더 비어 있는 화면 속
                                                            에서 생각의 공간과 여운이 남는 작업을 하려 한다”. 그리고 또한 작가는 “놀
            작품 속 주된 인물(사물) 외의 이미지들은 주된 인물(사물)과 관련 있는가 아     이로서의 그림 그리기에 돌입했기 때문에 행복하다”고 말한다. 모두 다 채우
            니면 늘상 등장시키는 분신인가?                               고 다시 비우는 시기를 알고 이에 돌입하는 작가에게 박수를 보낸다. 비우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다. 모두 다 채운 자만이 할 수 있는 권리이자 최고의 용
            왕관을 쓴 왕자와 공주, 보아구렁이, 피아노, 새장, 새, 촛불 등의 소재들은 실   기 있는 행동이며 힘이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치유와
            제 이미지 같지만, 동화적이면서 삽화적인, 다소 이상화된 아이콘들이다. 주       행복을 위하여 놀이로서 그림을 그리는 작가를 바라보며 애호가로서 할 일은
            가 되는 이미지는 타 이미지와 긴밀한 관계를 지니며 교류하는데, 주나 부에       그저 즐겁게 지켜보는 것이다.
            상관없이 이러한 상징적 형상과 기호들은 내 유년 시절의 꿈, 몽상, 상상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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