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8 - 2020년 12월 전시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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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덕 컬럼
숲의 門2015. 73×60cm. Mixed media on canvas
위상기하학(topology)의 추상표현(Abstract Painting) 상표현을 근원으로 하는 페어필드 포터(Fairfild Porter. 1907-1975)등 신사
실주의 화가들은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에 심미적 감성과 함께 다소 추상표현
서양화가 박 영 귀 을 하듯 비표현적으로 물감을 다루는 테크닉적 기법을 통하여 표현대상의 외
형 또한 충실히 전달하려는 경향을 가진다.
김재덕 (갤러리한 관장, 칼럼니스트) 서양화가 박영귀는 오랫동안 신사실주의적 화풍의 ‘숲의위안(2018년작)’, ‘장
미의꿈(2016년작)’등을 통해 자신만의 창작세계를 만들어 왔다. 형(形)의 단순
성과 자유로우나 절제된 색의 사용은 작가가 이루고자 하는 심상의 표현이었
현대미술은 장르적으로는 수많은 표현 기법에 따른 다양성으로 논거 할 수 있 으며 어린 시절을 보낸 강원도 춘천의 한옥 집 마당에 피어난 형형색색의 꽃
으며 방법적으로는 단순성을 담론으로 할 수 있을 것이다. 고전의 회화는 생 대궐이 연상되는 먼 기억의 소환이었다. 꽃을 유난히 사랑하시던 그녀의 어머
각 속에 머물렀던 이미지를 캔버스를 통해 재생산하여 감상하며 갈망했던 미 니 덕에 누렸던 호사였다고 회상하며 그러한 심상 깊은 곳에서부터 작가의 회
적 체험을 직접적으로 했다. 그러나 수 세기 동안 이어졌던 이러한 직접적 표 화표현의 모티브가 자연스럽게 결정지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작가는 자신의
현을 통한 감상은 사진의 발명과 함께 재현 메타의 몰락을 이루게 된다. 현대 경험 속에 간직되어 있는 주변의 자연과 환경에 대한 표현의 가치를 과거로의
의 회화는 카메라가 대신 할 수 없는 작가의 이념적 사상의 표현을 더해 인문 여행을 위한 열쇠가 되기도 하고, 미래의 꿈을 형상화 하는 유년기의 남아있
학적 감상의 폭을 확장해 나가는 작업을 다양한 표현 방식으로 이루고 있다. 는 향기이며 자신의 현재와 미래의 모든 이상의 이데아(idea)로 이야기 하며
창작활동의 가치를 추구해 왔다.
신사실주의는 하나의 의미로 규정하기 어려운 다소 포괄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작은 의미로 딱히 규정하기 모호하나 추상표현주의나 미니멀리 “나의 작품의 주제는 자연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나 작품마다 내포되어 있는
즘(Minimalism)등을 추상(Abstract Painting)이라는 개념으로 분류할 수 있 내면의 의미는 다소 차이가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심상(心象)은 마음속에
다. 이러한 방식으로 정의할 때 구상적 요소를 배제치 않은 현대 회화의 신사 그린 그림으로서 사고의 기본이며, 생각할 때 느끼는 감정은 그림을 그릴 때
실주의를 장르적으로 분류하여 표기 하자면 단순화된 구상(Figuration)이라 느끼는 그것과 같은 것이다.” 라고 했다. 그렇다면 나의 심상을 형성하는데 가
는 개념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는 우리나라 화단의 구상화풍을 신사실주의로 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무엇이었을까? 단연코 그것은 '꽃'이 아닐까 싶다.“
명명할 수 있는 포괄적 의미의 근거를 가질 수 있도록 구분한다 할 수 있다. 구 박영귀 – 작업노트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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