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0 - 2020년 12월 전시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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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전시


















        53.0×91.0cm, mixed media on panel               53.0×91.0cm, mixed media on panel












                             2020. 12. 8 – 2021. 2. 5 강북삼성병원갤러리 T.010-3777-3303












                                  진리를 향한 통로, 이는 작가가 겪어온 삶의 다양한 과정을 보여준다.
                           한양도성시리즈는 새롭게 passage라는 의미로, 모든 것의 기본이 되는 Light 시리즈는 작품의
                             핵심코드로, 중첩된 의미의 치유적 작품들은 Channel 시리즈로 명명하게 된 이유이다.






         빛의 문(門)을 관통하는 생명의 채널                           믿음을 향한 성돌 쌓기, 그것이 지금까지 박병근 작가가 그려온 마음의 빗장을
                                                        여는 방법이다. 빛을 향한 마음의 기도와 같이 그리는 행위는 새로운 삶을 향
        파킹(Parking)     박병근 초대전                         한 수행이고 타인과 소통하기 위한 한 방편이다. 성벽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현상이 달라지듯, 대상물체에 빛이 비추어지는 상황에 따라 작품은 달라
                                                        져 보이기도, 아무것도 없는 무(無)의 세계를 창출하기도 한다.
        글 :  안현정 (미술평론가, 예술철학박사)
                                                        빛은 유연하다. 투과하고, 반사하고, 굴절하면서 어디든 도달하고자 한다. 박
                                                        병근 작가의 빛은 우리네 삶 속에서 작은 목소리를 낼 뿐이지만, 스며들 듯 비
                                                        추는 한 줄기의 빛처럼 규정하거나 소유하지 않은 채 오롯이 존재한다. 생(生)
        “태초에 빛이 있었다. In the beginning, there was light” 창세기 첫 장에 나오  을 추구하는 작품들, 진실한 예술적 삶의 구현, 빛의 채널이 되고 싶다는 작가
        는 이 말은 혼돈하고 공허한 세상이 빛으로 인해 아름다울 수 있음을 보여준       는 “예술의 힘은 치유에 있다”고 말한다. ‘빛’을 통한 채널과 통로라는 새로운
        다. 빛이 없다면 인간은 그 어떤 세상도 구별할 수 없다. 박병근 작가는 ‘빛으로   작품들을 선보인 새로운 작품들은 완벽하진 않지만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진정
        발현된 창의성’을 주제로 작업한다. 빛은 세상을 향해 쌓아온 삶의 성벽을 구      성 있는 삶에 대한 다층적인 스토리텔링을 보여준다. ‘Channel of faith’, ‘Light
        원의 문으로 보이게도 하고, 성 안팎을 흐르는 생명의 물을 발견하게도 한다.      of faith’, ‘The passage of the faith’ 이들 제목이 선사하는 의미는 작가가 어
        작가는 과거에 그려온 성벽드로잉을 ‘빛, 문, 물’에 의해 새롭게 보게 됐다고 밝   떠한 두려움과 고통 속에서도 희망으로 일어설 것이라는 믿음을 담고 있다.
        혔다. 잘 다음어진 성돌은 빛이 없다면 외롭게 침묵하지만, 믿음의 빛과 만나
        면 성벽과 이어진 문을 발견해 새로운 희망을 꿈꾸게 하기 때문이다. 긍정적       그렇다면 왜 채널인가? 작가의 작품은 희망으로 향하는 채널이자, 복잡다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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