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9 - 전시가이드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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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재문은 1994년 풀빛여행展을 시작으로 2023년 6월 비천몽 나르샤展에 이르기까지
                                           24회의 주요개인전을 통해 춤 사진을 발표하였으며
                                  전통춤을 추상적으로 표현하여 작가 내면의 한과 정서, 나아가 우리 것의 아름다움과
                                       우리 민족의 정서를 신명으로 풀어내며 절대미감으로 표현해왔다.
                            ‘한국의 전통적인 미’를 구현해온 그의 작품은 아부다비, 나이로비, 마이에미 등 해외에서 각광을 받았으며,
                        국립현대미술관 정부미술은행과 문화유산 국민신탁, 크라운해태 `아트밸리`, 아원고택 미술관, 나이로비 국립박물관,
                                            갤러리 그림손, 아트스페이스J 등에 소장되어 있다.





            지난 작업을 돌이켜 보면 몇 차례 변곡점이 있었다. 초기에는 젊은 날의 한(恨)이 담긴 은유적 사유와 카메라로 담기는 시간의 의미에 천착된 흑백사진들이다
            (1994,풀빛여행). 그 후로 자아에 대한 성찰을 위하여 한 동안 사진일기를 찍었다(2000,사진일기). 그러나 고독의 공허함은 자신으로부터의 도피 행각처럼 유
            서 깊은 유럽의 도시들을 여행하며 방황하였다. 분명 이 생에 처음 발길인데 언젠가 그 곳에 있었던 것처럼 느껴지는 환각에 빠져들곤 하였다(2008,흐르지 않
            는 시간). 이러한 상황들은 사진에 존재하는 시간성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켜 주었다. 그리하다 어느 날 문득 천상을 꿈꾸게 된다. 꿈이었다. 하지만 한을 신명으
            로 풀어내는 꿈이었다(2016,비천몽). 그렇게 희망의 꿈은 자연스레 위로의 선물이 되었고, 지난 날들의 상처에 대한 트라우마가 해소되면서 주변까지 돌아 볼
            수 있게 되었다(2018,아리랑판타지). 또한 공동체의 삶도 엿볼 수 있게 되면서 화해와 관용의 의미도 되새겨 볼 수 있었고(2019,처용나르샤), 민초의 흥과 멋을
            엿 보게 된다(2021농악). 듀센 미소를 생각해 본다. 꽃을 보며 자연스레 웃음짓는 미소야 말로 진정한 웃음일 것이다. 하여 꽃잎과 함께하는 춤꿈도 꾸어 보았
            다(2023,화접몽). 입동이 지났으니 이제 겨울이다. 곧 겨울이 깊어질 것이다. 지나 온 사진인생을 돌이켜 보면 모든 것이 어떤 이끌림 따라 흘러 온 꿈결같다. 남
            도민요 끝자락에 뜬금없이 자주 등장하는 “아니 놀고서 무엇을 헐꺼나” 라는 대목을 흥얼거릴 때 마다 이게 뭔고? 하는 생각이 들곤 하였으나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2023,풍류). 겨울가면 그리고 또 봄이 오겠지요.   - 양재문 작가노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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