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6 - 전시가이드 2021년 11월호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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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전시
나의 識 7 60x80cm 장지에 분채 2020
2021. 11. 10 – 11. 20 장은선갤러리(T.02-730-3533, 인사동)
생성과 소멸 로 눈길을 끌지만, 곧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인지 호기심을 자아낸다.
이혜양 초대전 현재 작업의 단초는 작가 스스로의 버티기 힘든 현재, 버거운 현실로부터 벗
어나려는 노력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작가는 그러한 괴로움, 어려움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세상과의 단절을 선택했고 그러한 가운데에 자신만의 깊은 명
상에 빠져들었다. 그러한 가운데에 때로는 비워진 듯, 때로는 채워진 듯 시시
장준구 (이천시립월전미술관 학예연구실장 · 미술사학 박사)
각각 변화하는 하늘을 보며 보이지 않는 어떤 것, 비재현적인 무언가에 집중
하게 되었다. 작가가 주목한 것은 스스로의 내면이기도 하고, 이 세상 혹은 우
주를 움직이는 본질이기도 했다.
나와 우주의 본질을 찾아 2016-2017년 전반기까지의 작품을 통해 연상되는 이미지는 하늘이다. 무지
보이지 않는 비가시적非可視的 세계의 가시화可視化 혹은 작가 내면의 은유 개를 연상시키는 리드미컬한 형형색색의 띠들, 태양이나 달을 연상시키는 구
적 형상화. 바로 이혜양의 그림을 관통하는 중요한 특징이다. 그간 작가는 한 형球形의 이미지 등은 작가의 내면이 투사된 하늘이다. 마음이 힘들 때 바라
국화의 채색 안료인 분채를 활용하여 이러한 구체화하기 어려운 대상을 형상 보며 위로를 받았던 별과 달이 뜬 푸근한 하늘, 거기로부터 느껴지는 말로 설
화하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다채로운 채색과 미묘한 형상이 결합된 화면은 환 명할 수 없는 기운 등이 작업의 재료가 되었다. 즉 작가는 스스로 바라본 아름
상적인 시각성을 선사한다. 매력적인 형태와 색으로 가득 찬 화폭은 그 자체 답고 고요한 그대로의 하늘이 아니라, 하늘을 통해 느껴지는 우주의 천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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