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8 - 전시가이드 2020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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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AGP 옴니버스  열전










































       ADAGP 글로벌저작권자 연합회 공식사이트에 게재된 빌리 차일디쉬 등록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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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DAGP 옴니버스                                     면 증오는 이유를 필요로 하고, 이유는 또 다른 논쟁을 일으키는 씨앗이 될 수
                                                      있는 까닭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을 놓고 정직한 논쟁을 통해 미술과 관
       열전(24)                                         람객은 서로를 깨우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니콜레 체프터는, 【미술은 금기이기 때문에, 미술을 증오한다】편에서 미
                                                      술가 겸 음악가 빌리 차일디시가 2009년에 시도한 <미술 증오의 날> 캠페인
       김구현(AIAM 미술 경영연구소 대표)
                                                      을 통해 사람들이 더는 자신이 미술을 좋아하거나 이해하는 것처럼 행동하지
                                                      않기를 열망했던 ‘미술 증오’의 정신이 무엇인지, 왜 우리 시대에 ‘미술 증오’의
                                                      정신이 필요한지 이야기한다.
       빌리 차일디시는 전통적인 공예기술과 회화 같은 미술 형태의 옹호자로서 미       저자는 ‘미술 증오’의 정신을 통해, 모든 사람의 생각이 전부 동일한 집단에 포
       술개념을 경멸한 데 비해, 트레이시 에민은 그가 “과거에 얽매여 있다”고 비     섭되지 말고, 자신의 솔직한 감정과 태도를 가지고 미술을 대하는 것이 절실
       난하면서 서로 다투었다. 돌려 말하면, 빌리 차일디시는 아마추어리즘과 독       하다고 호소한다. 이러한 작업을 토대로 저자가 내리는 결론은 간단하다. 미
       립, 스스로의 조직을 좋아하는 반면에 공식적인 미술계와 트레이시 에민이        술 증오는 미술 분야에도 사랑이 존재한다는 점을 전제하는 것이고, 우리가
       현재 속해 있는 <스타의 문화>를 거부한다. 그렇지만 그는 ‘작품 판매’를 위    누구인지를 깨닫도록 촉매 역할을 제대로 하는 미술을 함께 만들어가자는 것
       해 자신의 웹사이트를 유지하고 있고, 대중매체는 점차적으로 그에게 관심        이다. 미술은 과학 이론의 차원에서 분석하는 대상이 아니다. “마치 사랑처럼,
       을 기울이고 있다.                                     미술은 비밀스러운 존재다.” 미술은 솔직해야 한다. 미술을 대하는 우리도 솔
                                                      직해야 한다. ‘미술 증오’는 이러한 솔직함에 접근하는 훌륭한 미적 감각이자
       독일 현역 미술잡지 편집장 니콜레 체프터는, 저서『동물원이 된 미술관』을 통     행위라고 덧붙인다.
       해서 고고한 위치에 확고부동하게 자리 잡은 미술을 철저하게 비판한다. 니콜
       레 체프터는 “미술을 사랑한다면, 미술을 증오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왜냐하     일반적으로 미술시장은 크게 갤러리 주도의 딜러시장(1차시장)과 경매시장(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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