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5 - 전시가이드 2020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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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 (발랑저수지), 300p




           계의 극치를 표현해 주고 있다. ‘인생’은 작가가 의도하는 극도의 단출한 이미    함께 그가 가지는 문학적인 감수성 개입을 통해 회화표현의 한계점을 넘어서
           지만으로 구상표현의 시각적 사물의 상을 통해 화면에 표현되지 않은 허상        는 초월적 이데아를 감상자들에게 전달한다. 사실주의에 입각한 단순히 보이
           (Simulacrum)의 관념을 남긴다. 보이는 현실에 만족하지 않고 무엇을 보든  는 사물의 표현이라면 작가가 의도하는 문학적 사유의 세계를 느낄 수 없을
           지 간에 작가는 주관적으로 느끼고 해석하고자 한다. 작가가 의도하고자 하       것이다. 작가는 순수한 시각적 이미지를 통해 보편적 공감을 이루고 감성으로
           는 우리의 기억 속에 복제된 풍경화는 눈으로 보여 지는 현실의 상(像)이 아     전달되는 시적 감수성을 통해 그가 펼치고자 하는 복제된 시뮬라크르의 실상
           닌 추상적인 새로운 의미로 초월적인 이데아(Idea)의 주관적 실제인 것 이다.   과 허상의 풍경을 이야기 하고 있다. 현실의 세계에서 인지되는 작가의 풍경
           이를 통해 작가는 새로운 시각이나 지금껏 가지지 못했던 이면의 풍경을 이       화는 블루그레이의 몽환적 색을 통해 하나의 복제된 풍경을 만들고 복제된 풍
           야기 하고자 한다.                                     경은 감상자 저마다가 느껴질 한편의 시적 감수성으로 만들어 지며 시를 통
                                                          해 재 생산된 복제물은 작가의 풍경을 눈을 통한 감상이 아닌 가슴으로 사유
           “그의 작품에서 사실적인 이미지의 자기표현성은 언제나 억제되고 있다. 형       할 수 있도록 한다.
           태를 필요로 할 경우에도 세부표현이 생략된 간결한 이미지만이 허용될 뿐
           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에서 사실적인 이미지에 대한 불만은 없       화단에서 만나는 화가 이승환은 평생을 전업작가로 창작활동과 함께 한 만큼
           다. 생략되고, 함축되며, 숨겨진 이미지를 통해 사실성을 거뜬히 감지할 수 있    세상 사람좋은 후덕한 인품이다. 화업(畵業)을 이루기 위해 신미술회를 이끌
           기 때문이다.                                        어 나가며, 한편으로 많은 후학들도 양성해 냈다. 그의 창작 활동에서 탄생된
                                                          자연의 숨소리는 단순히 시각적으로 만족하지 않고 작가가 이루고자 하는 가
           그의 작품은 지극히 단순화되고 있으나 감상자는 비현실적인 세계, 즉 환상적      슴을 울리는 시정의 감성으로 다가온다. 구상표현을 통한 안정된 작품 활동에
           이거나, 신비적이며, 추현실적인 세계로는 인식하지 않는다. 그것은 자연을 그     안주하지 않고 New Realism의 표현에 대한 도전적 창작 활동으로 자신만의
           대상으로 하는데 연유한다.” -미술평론가 신항섭-                    표현기법을 확고히 하여 동시대의 많은 감상자들과 사유하는 그의 작가 정신
                                                          은 후덕한 인품과 함께 새로운 작가 내면의 모습을 보여준다. 최근 신작준비
           서양화가 이승환은 신사실주의의 관념적 접근과 함께 창작활동의 완성을 이        를 위해 호숫가에 펼쳐진 수련의 표정을 가슴에 담는 작가의 모습에서 어떠한
           루기 위해 시적 감수성으로 주관적인 실제를 접근하고 있다. 그렇기에 300호     싯구절로 새로운 작품이 탄생될지 호기심 어린 기대를 가져본다.
           의 대작인 ‘환상(발랑저수지)’와 같은 작품 앞에 서면 시각적 이미지의 단순미
           에 그치지 않고 우리 조상들이 남긴 수묵담채에서 느낄 수 있는 한편의 시서      “사람은 오로지 가슴으로만 올바로 볼 수 있다. 본질적인 것은 눈에 보이지 않
           화(詩書畵)를 감상 할 수 있도록 한다. 작가는 캔버스를 통한 자연의 풍광과     는다.” - 생텍쥐페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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