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6 - 2019년05월전시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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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컬럼
2018.9 크리스티 뉴욕_전후 및 현대미술경매를 위한 전시장
우리 미술 시장과 을 선호하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 수집가들이 아닌 일반 구매자 층을 늘리는
것이 차선의 방법인데 이들을 타켓 마켓으로 하는 국내 중저가 아트페어는 연
간 1-2개가 꾸준히 폐업하고 있는 상태이며 중저가 미술품을 취급하는 화랑
미술 정책의 현황 들의 매출도 감소하고 있다.
국내 수요를 늘리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은경((EK아트갤러리 대표) 나도 지난 수년 동안 많이 애를 써봤지만 중저가 미술시장이 열리는 시기가
이 땅에 언제 올지 오기는 오려는지 낙관할 수 없다. 그나마 한국은 고가 미술
시장은 잘 돌아가는 추세지만 문제는 한국에서 잘 나가는 작가들의 작품을 해
나는 대학과 대학원에서 미술사학을 전공했다. 나처럼 미술이론을 베이스로 외에서도 팔 수 있느냐는 것이다. 국제화 시대, 정보화 시대에 콜렉터들은 이
하는 사람은 화랑 경영이나 미술 시장의 생태계를 학교에서 배우고 나온 게 아 제 국제미술시장에서 거래가능한 작품을 선호하게 되었다. 콜렉터들은 철저
니라서 현장에서 값비싼 수업료를 내가면서 몸으로 부딪혀 터득하는 길 외에 하게 시장가치로 작품을 구매한다. 국내 작가보다 해외 작가 작품 구매의 수
는 달리 방법이 없다. 그렇다고 경영이론에 정통한 사람이 화랑을 하면 더 잘 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우리는 여기에 주목해야 한다. 결국 우리 작가들
할 수 있을까? 작가와 호흡 맞춰가면서 일하기는 미술사학이나 큐레이터학을 이 국제 미술계에서 경쟁력이 있도록 정부와 미술 시장이 서로 협업하여 해외
전공한 사람보다 더 어려울 것이다. 화랑이 판매하는 미술 작품은 생산라인의 매출 수요를 늘리는 것이 장기적인 불황 탈출의 방법이다. 대형작가로 만들어
기계가 대량으로 찍어낸 상품이 아니라 예술가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에 의해 놓으려면 화랑과 미술관이 합동작전을 펼쳐야 되는데 우리는 손바닥만한 규
제작된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매우 특별한 상품으로써 미술품이기 때문이다. 모인데도 그나마 상업적으로 활동하는 작가, 비상업적으로 활동하는 작가를
현재 우리미술시장의 규모는 4000 억원이 조금 넘는다. 정부는 5000억원 나눈다. 경계를 허무는 노력들이 시도되고 있지만 완전히 경계를 없앨 만큼 두
정도의 규모로 확장시키려는 의지를 가지고 예술경영지원센터와 문화예술위 영역에서 긴밀하게 전시 협조가 있어야 된다. 궁극적으로 우리 미술계가 자생
원회를 통해 여러 사업을 벌이고 있다. 정책적으로 정부가 지원하려는 노력도 적으로 살아갈 힘을 키울 수 있는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자생력을 갖추
있고 미술인들도 애를 쓰고 있지만 미술 시장 자체는 활황기에 비하면 여전히 려면 시장에서 판매가능한 작가로 만들어 놓는다에 목표를 두고 시장에서 일
위축되어 있고 아무리 낙관적으로 보려고 해도 우리 경제 상황의 현재와 미래 을 해야 한다. 시장뿐만이 아니라 전업작가에게 우호적인 사회적인 분위기가
가 어둡다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전망이라서 필수재가 아닌 미술품 거래 시장 조성되는 것도 절실하게 필요하다.
에 다시 불이 붙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봐야할 것이다.
파리 시민들이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에 반응하는 태도를 보면 시사하는 바가
시장의 규모는 판매자가 아닌 구매자에 의해 결정된다. 크다. 시민들이 성당을 재건하기 위한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움직
우리나라 인구의 고작 1%가 간신히 되는 콜렉터 층을 10%까지 확대시키는 이고 있다. 파리의 상징물인 노트르담 대성당이 불에 타는 것을 보면서 수많
것이 급선무인데 기존의 콜렉터들도 국내작가의 작품보다 해외작가의 작품 은 시민들이 눈물을 흘리며 자신이 뭘 해야 할지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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