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9 - 2019년05월전시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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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은 칼럼
앙티브 미술관(Musée Picasso Antibe) 전경
지중해를 안고 있는 남프랑스 학적 유적의 가치를 인정받아 8만 프랑에 앙티브 의회의 소유가 되었고, 1928
년에는 문화재로도 지정되었다. 당시 ‘그리말디 박물관’이라는 새 이름을 얻
앙티브 피카소미술관 은 이 성은 고대 로마 성채로 지어졌기 때문에 요새 건축물의 폐쇄적인 구조
[Musée Picasso 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1945년, 화가 파블로 피카소가 어린이 미술 작품 전시를 보러 박물관을 방문
d'Antibes] 했을 때에 박물관 큐레이터는 그에게 '박물관을 위해 뭘 좀 그려 달라'는 부탁
을 하고 박물관의 일부를 스튜디오로 사용해도 좋다고 초청을 한다. 1946년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1881~1973)는 이곳을 거처이자 작업실로 삼아
글 : 김세은(강남대학교 미술문화복지 교수) 상당한 양의 작품 활동을 했고, 이 시기 그는 작품에 주택용 페인트, 섬유 시
멘트, 재활용된 목재, 접시 등 독특한 재료들을 종종 사용하였다. 피카소는 <
삶의 기쁨>, <사티로스>, <성게>, <염소> 등 유명한 작품들을 포함해, 자신
앙티브 피카소 미술관은 날씨 좋은 날 햇살 가득한 시간에 방문하면 그 아름다 이 제작한 작품들을 앙티브 시에 기부하여 미술관에는 앙티브의 아름다운 풍
움이 훨씬 깊다. 좁고 요새 같지만 아름다운 마을길을 또는 지중해 바닷길 따 경 그림부터 드로잉, 판화, 도자기 등 240여점에 이르는 작품을 소장되어 있
라 미술관에 오른다. 미술관은 지중해 강한 햇살에 반짝거리고 그림자도 강하 다. 세계대전 이후 잠시 문을 닫었던 박물관은 1966년 ‘앙티브 피카소 미술관
다. 특히 바다가 보이는 야외테라스에는 호안미로, 한스 하르퉁, 안나에바 베 (Musée Picasso d'Antibes)’으로 이름을 바꾸고 재개장하여 피카소의 그림,
르만 등 피카소와 인연이 있는 작가들의 작품이 성벽과 어우러져 따뜻한 분위 조각, 판화 240여점과 함께 니콜라 드 사타엘(Nicolas de Stael, 1914~1955),
기를 연출한다. 특히, 미술관 앞 마당에서 바라보는 지중해 풍경은 남부 프랑 한스 하르퉁(Hans Hartung, 1904~1989), 안나에바 베르만(Anna-Eva Berg-
스에서도 특히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시선만 돌리면 볼 수 있는 지중해와 비 man, 1909~1987) 등과 같은 20세기 현대 예술가들의 다양한 작품들을 함
교하면서 보는 재미가 있다. 특히 피카소의 ‘선인장 너머로 보는 지중해’ 작품 께 소장하고 있다. 앙티브 피카소 미술관은 강렬한 햇빛 아래 지중해를 예술
도 실경 앞에서 피카소가의 시점으로 감상이 가능하다 의 품에 안고 있다.
프랑스 남부에 있는 항구마을 앙티브는 화가들이 사랑한 도시이다. 튼튼한 주소 Place Mariejol, 06600 Antibes, France
요새인 그리말디 성은 12세기에 지어졌으며, 15세기 프랑스령이 되기 전까지 전화 +33-4-92-90-54-20
독자적인 문화를 이루어왔던 남프랑스 리비에라(Riviera)의 항구도시 앙티브 운영시간 오전 10~12시, 오후 2~6시
(Antibes)에는 피카소 미술관이 아름다운 지중해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 입장료 일반 6유로, 할인 3유로, 18세 미만 무료
는 언덕 위에 자리하고 있다. 수 세기 동안 성은 왕이 보낸 주지사가 거주하는 홈페이지 www.antibes-juanlespins.com
곳, 시청, 병영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이다가 1925년, 그리말디 성은 풍부한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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