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2 - 2020년1월 전시가이드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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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AGP 옴니버스 열전
ADAGP 글로벌저작권자 연합회 공식사이트에 게재된 이응노 등록 페이지
ADAGP 옴니버스 을 현대미술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그는 콜라주, 수묵, 유화, 타피스트리 등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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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한 형태의 문자추상을 내놨다. 특히 폐자재와 종이, 천 등의 재료를 사용
한 콜라주 작업은 당시 파리에서 유행하던 콜라주 기법에 폐자재를 활용하
열전(19) 고 그 위에 수묵 담채로 마티에르(재료, 재질)를 표현한 작업이라는 점에 주
목할 필요가 있다.
김구현(AIAM 미술 경영연구소 대표) 그의 1970년대 작품『이류볕을 즐기는 남녀』에서는 독창적이고 유머가 넘치
는 회화 언어를 국제적인 영역으로 끌어들이려는 노력의 흔적을 엿볼 수 있
고암의 작품은 격동의 한국 근·현대사의 축소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끊 다. 또 1980년대 『군상』 시리즈에는 민족통일의 염원을 화면에 형상화해서인
임없는 도전과 실험정신으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시대와 교감했기 때문에 지 민족적인 감성이 배어 있다. 종이 천 등의 재료를 사용한 콜라주 작업과 도
치열함도 묻어난다. 실제 고암은 국제무대에 데뷔한 이후 시대상황과 민족의 자 조각 판화 등 다른 출품작도 대부분 고암의 독자적 예술세계를 잘 보여주
식을 창작세계의 원천으로 담아내려고 끊임없이 애썼다. 젊은 시절 곧고 힘 는 작품들이다.
찬 선의 대나무를 잘 그려 ‘청죽’으로 불린 그는 1970년대의 문자추상에 이어
말년인 1980년대 몰두한 대상이 바로 『군상』 시리즈이다. 동 베를린 사건으 한국화로 시작해 서예적 필치를 추상화로 승화시킨 고암은 생전에 많은 작품
로 고난이 연속적으로 이어졌지만 감옥생활은 군상그림을 형상화하는 계기 을 남긴 작가다. 서울 인사동, 청담동 등 화랑 가에 유통되는 작품만도 판화를
가 됐다. 간략한 선 형태의 군중, 사람을 그려 보통 사람들의 생활과 소망을 풀 포함해 5,000여 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미술시장의 침체가 이어지면서
어낸 게 흥미롭다. 이를 두고 작가는 생전에 “모두 서로 손잡고 같은 율동으로 고암 작품 가격 역시 전반적으로 주춤하고 있다. 작고 이후 지금까지 화랑 가
공생공존을 말하는 그림”이라고 스스로 평하기도 했다. 와 경매시장에서 특별한 가격변동 없이 100호 크기의 『문자추상』과 『군상』이
8000만~1억원 선에 거래된다. 2017년 11월 ≪서울 옥션≫ 홍콩세일에서는
수묵화와 서예를 바탕으로 앵포르멜(비정형)을 구현한 문자추상도 고암의 독 그의 『군상』이 시작 가 2배 수준인 약 2억7000만원(190만홍콩달러)에 낙찰
자적 예술세계를 잘 보여준다. 한글과 한자의 필획이 갖는 추상성과 조형성 돼 작가 최고가 기록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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