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9 - 2020년1월 전시가이드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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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mpkin- keycap, resin, 100×85×10cm oil paint
아는 불변하며 항구적인 속성 속에 관념화하는 불변의 구체성을 가진다. 구체
적인 현실의 사물은 이데아의 모사에서 나타나는 것 이며 서동억의 작품은 그
관념을 넘어서서 현실에 존재하고자 하는 사물들의 변화 속에 일시적인 속성
으로 새로운 형상을 지닌다. 가시적인 사물의 세계가 아닌 사물의 본성과 원
형에 대한 인식에 관심을 가지는 이데아의 가치에 인간이 가지는 상상과 새로
운 형상의 철학으로 감상하여야 한다. 기존 관념의 이데아를 넘어서는 생물들
의 합성물은 그동안 우리들이 생각했던 고정관념의 생물이 아닌 형상물의 개
념을 통해 외골격으로 이루어진 절지동물(Arthropoda)을 볼 수도 있고, 고대
로부터 상상되어온 신화속의 한 생물을 상상 할 수 있게도 한다.
deer rabbit- keycap, resin, 30×31×81cm oil paint
외골격을 지니고 있는 절지동물의 이미지는 공상과학영화의 외계생물로 자
주 등장한다. 아마도 세포층으로 골격을 싸고 있는 포유 생물체의 고정사고를
깰 수 있는 키틴(chitin) 성분의 큐티클(cuticle)이라는 물질로 싸여있는 형상
이 인간의 상상력을 더욱 자극해주는 결과 일 것이다. 절지동물에게서 가장 중
요한 특징은 탈피를 하는데, 이는 절지동물이 속한 탈피동물분기군(Ecdyso- 우리가 그동안 가지고 있던 관념을 넘어서는 재조합의 신호가 연결되어 현실
zoa)에서 보이는 중요한 특징으로 성장하기 위해 허물을 벗게 된다. 갑각류와 을 넘어서는 이상의 시뮬라크르의 가치를 형성 하는 창작의 산물로 나타난다.
같은 외골격의 이미지는 외계생물체의 알 수 없는 탄생 비화와 같이 신비함을
가지고 작가가 의도하는 새로운 형상으로 탈피의 반복 순환을 통해 상상의 생 “작가가 조형해놓고 있는 이종들이며 변종들은 바로 이렇듯 사물화 된 인간
물체와 마주하듯 허상속의 미적체험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의 역설적 알레고리들이라고 보면 되겠다. 역설적 알레고리들? 그것들은 키
고충환(미술평론가)은 서동억의 평론에서 이 허상속의 미적체험에 대해 시뮬 캡 곧 입력키 혹은 명령키를 세포 삼아 구조화돼 있다. 그래서 몸체의 아무 키
라크르(simulacre)로 고평(高評) 해주었다. 시뮬라크르는 실제는 없으나 허상 나 누르면 마치 자동기술화 사회를 수행하는 자동인형처럼 작동할 것 같고,
만이 남아있는 현상을 이야기 한다. 앤디워홀(Andy Warhol)의 마를린 먼로 최소한 움직일 것 같다. 그래서 단자들 하나하나는 마치 전체주의의 세포단위
(Marilyn Monroe, 1926-1962) 작품이나 이광수(서양화가, 한국)의 연작작품 들 같다. 외부로부터의 명령에 일사불란한 군중들이며 잘 훈련된 군대 같다고
에서 감상할 수 있는 시뮬라크르 또한 플라톤에 의해 정의된 개념으로, 사람 한다면 지나친 상상력의 비약일까.”
이 살고 있는 세계는 원형인 이데아(Ieda)로 정의 하고 그 이데아의 가치를 인 -고충환(미술평론가), 서동억평론 중 부분-
간의 삶으로 들여오는 과정에서 복제물로 나타나는 삶을 현실로 보았으며, 복
제의 복제물인 시뮬라크르로 이루어져 있다는 이론이다. 따라서 현실은 인간 넘치는 정보화의 물결 속에 첨단의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의 삶
의 삶 자체가 복제물이고 시뮬라크르는 복제물을 다시 복제한 것을 말한다. 속에 컴퓨터 자판위의 손가락은 무심코 움직여지곤 한다. 아날로그의 불편함
‘pumpkin(keycap, resin)’과‘deer rabbit(keycap, resin)’의 작품 속에서도 관 이 감성으로 다가와 아련한 심성으로 추억된다. 편리함을 덮어 주고 있는 키
념(이데아)의 복제산물인 인간의 삶에 대한 현실 이상의 시뮬라크르의 세계가 캡의 관념화(이데아)가 이미 현상화(現想化) 되어 있고 그 형상(形像)을 통한
나타난다. 나아가 그 허상이 다름 아닌 현대 사회의 테크놀러지(technology) 새로운 창작의 세계를 조각가 서동억을 통해 감상하고 있다.
와 디지털 정보가 만들어낸 정교하게 분열된 셀(cell)이 다시 결합하고 합성되 단순미로 그동안 관념화 되었던 여러 생물의 형상이 새롭게 이해 될 수 있고
어 재생산의 과정을 거친 후 새로운 생명체로 발현되어 미래의 공상적 창작물 다른 미적 감상의 가치발현은 감상자들이 저마다 다양한 판타지를 가질 수 있
에 대한 판타지로 미술 애호가들의 감수성을 더욱 자극해 주고 있다. 작가의 도록 해준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절묘한 합성의 묘수를 가지고 자신만의 독
오브제(Objet)로 형상의 부분이 되는 키캡은 단순 물성의 개념을 넘어서 자 특한 창작가치관을 이어가고 있는 조각가 서동억의 작가정신의 희생에 대한
판의 고유 신호가 하나하나 다르듯이 각각 제 역할을 한다. 그 역할의 결과로 결과일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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