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4 - 종사총람 수정증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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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자보  서문(庚子譜  序文)


                     이  보첩은  김씨(金氏)  일족을  기록한  책이다.  김씨가  득성(得姓)한  것은  신라  알
                      지왕(閼知王)으로부터  시작하고  분관(分貫)된  것은  김추  삼척군(金錘  三陟君)에서

                      시작되어 지금 천 년이나 오래되었다. 그런데도 세대에 차례가 있고 파별(派別)에
                      착오가  없어  사람들로  하여금  한번  책장을  펴기만  하면  일목요연(一目暸然)하게
                      알 수 있으니 보첩이 세교(世敎)에 보탬이 되는 것이 이와 같다고 하겠다.

                     삼척김씨의  보첩은  정조(正祖)  을묘년(1795년)에  처음  간행되어  갑술년에  이르
                      기까지 모두 다섯 차례 간행되었는데 지금부터 갑술년이 거의 27년이나 되었다.
                      그래서  그때  늙었던  사람은  죽어  그  사망한  연월과  장사지낸  산이  있게  되었고
                      그때 어렸던 사람은 자라서 장가들고 시집가서 그 배우자의 성씨와 출산한 아들

                      딸을 추록(追錄)하지 않을 수 없게 되어 이제 경자보를 간행하게 된 것이다.
                     보첩이 완성되자 김형우(金炯禹)군이 그  일가  하용(夏鎔)과  함께 멀리 나를 찾아

                      와  책머리에  실을  서문(序文)을  청하였다.  김씨의  득성(得姓)  이래의  원류(源流)
                      와  소목(昭穆)의  차례는  보첩을  상고해  보면  알고  또  구보(舊譜)  서문에도  자세
                      히 언급되어 있으니 내가 어찌 쓸데없이 긴 말을 하겠는가. 다만 생각하건대 정
                      자(程子)가  말씀하기를‘천하의  인심을  모아  묶고  종족을  거두어  풍속을  후하게
                      하기를  마땅히  보첩처럼  해야  한다’라고  하였고,  소저(蘇子)는  말하기를‘내가

                      우리  보첩을  보면  효제(孝悌)하는  마음이  뭉클하게  솟아난다.’라고  하였다.  그
                      러니  사람들이  보첩을  만드는  것은  대개  효제  하는  마음이  생겨  풍속을  후하게
                      하려고  해서이다.  지금  길을  가다  여관에서  생면부지(生面不知)의  사람을  만나
                      물어서 그 사람의 성과 본관이 같으면 문득 친애하는 마음이 자별해서 한 번 만
                      났는데도  옛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가운  것은  그  품부(稟賦)받은  윤리의  성품이
                      발동해서  억지로  하려고  힘쓰지  않아도  능히  그렇게  된  것이다.  여관에서도  그
                      런데  하물며  더군다나  같은  보첩에  실리고  한  몸에서  나뉘어져  형제가  다시  나

                      뉘어  사촌  팔촌이 되어  나중에는  종족이  되어  분파(分派)되니  그  일가를  사랑하
                      고 돈목하려는 마음이 어찌 다른 사람이 권하기를 기다려서 일어나겠는가.

                     아, 한 뿌리에서 나온 나무가 자라서 수천 가지 수만 개의 잎이 달리게 되니 그
                      천 가지 만 개의 잎이 마치 각기 그 기운을 얻어서 각기 다투어 자라다 그 꽃이
                      피기에  이르러서는  흰  놈은  항상  희고  붉은  놈은  붉다가  열매를  맺기에  이르러
                      서는 그 맛이 같고 그 성질 역시 같아서 수만 번의 봄을 지나도 바뀌지 않은 것
                      은  그것이  한  뿌리로부터  나와  고루  그  기운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같은

                      할아버지에게서 나와 분파된 것 역시 그 이치가 이와 같은 것이다.

                     세상 사람들이 혹 이욕(利慾)에 빠져서 각기 자기 몸만 알아서 종족 보기를 마치
                      길  가는  모르는  사람처럼  보고,  심지어는  원수처럼  되는  것은  무슨  마음인가.
                      다만  지금  국토가 분단되어  남북이  멀리  갈려서  부자  형제  역시  상면(相面)하지
                      못하는데  더군다나  대동보(大同譜)  만들기를  바라겠는가?  이것이  한스러우나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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