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9 - 신정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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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 밤



                                                                    최 주 철



                 해거름이면
                 모자는 밤을 무럭이 담은
                 밥상을 받는다



                 새콤달콤 싹싹 비벼
                 채소에 양념을 입히고
                 땀을 넣고
                 저녁노을 얹어 건네면
                 툇마루 그림자는 한입에 삼킨다
                 차갑다, 맛없다

                 투정하는 노모 위해
                 별빛에 맛을 내고
                 달빛으로 밤새 뎁혀서
                 자식 정성까지 넣어 드리니



                 새벽은
                 빈 그릇만 내어 놓는다.








                              최주철|강원경제신문 누리달 공모전 시 부문 대상. 김해일보 남명문학상
                              소설부문 우수상. 원주 토지문학회, 남명문학회, 신정문학&문인협회 회원


                                                           회원 마음모음집 시 | 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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