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9 - 동북포루 수리보고서-2020.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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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연혁 및 건축 현황
은 대들보 상부에 결구한 보로, 그 기능은 측면 평기둥을 보강하고 측면을 통과하는 외기도리를 떠받치
는데, 외기는 추녀와 서까래의 지지뿐만 아니라 그 상부의 합각으로 인한 하중에 대응한다. 하지만 이러
한 충량과 같은 외기도리 지지방식이 전형적인 방법은 아니다. 고려시대 후기에서 조선시대 초기에 발
생한 팔작지붕에서는 여러 건물에서 충량 없이 외기를 걸기위한 다양한 구성법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외기를 지지하는 충량의 존재는 팔작집 초기부터 사용된 것이 아니라 후대에 점차 완성된 기
법으로 이해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충량이라는 부재가 있다면 그 건축물의 지붕의 형태가 분명 측면
부에 지붕면이 있음을 의미한다. 만약 충량이 있으나 맞배지붕을 형성한다면 그것은 후대에 분명 개보
12)
수를 통하여 지붕을 바꾼 사례에 속한다. 때문에 충량은 외기를 가진 지붕가구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
소가 된다 하겠다.
〔사진2-56〕 기둥머리와 결구한 충량 〔사진2-57〕 대들보에 짜인 충량
13)
동북포루의 충량은 건물의 후면 에 위치한다. 충량의 형태는 기둥부에서 두툼한 높이를 가지고 나왔으
나 하단에서 부재에 후림을 주어 그 높이가 낮아진다. 전체적으로 가늘어 보이지만 원래 큰 직재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직재는 강직한 느낌을 주고 있다. 보통 사찰에서는 곡 자체가 휘어진 부재를 사용하
여 기둥에서 나와 대들보 상부를 올라타고 용머리 형상을 만들어 꽂기도 하는데 내부 고주에 있는 대들
보와 레벨을 맞추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부재는 현대에서 구하기가 쉽지 않아 종종 보수 자체를 어렵
게 하기도 한다. 동북포루는 민도리 집으로 가구 또한 5량 구조로 고주가 없으므로 대들보가 평주에서
짜이고 측면에서 들어오는 충량 또한 레벨이 동일하기 때문에 굳이 곡이 있는 충량을 사용할 필요가 없
다. 다만 대다수 건물들에서 보이는 충량처럼 곡이 있는 모습을 보이기 위하여 밑을 쳐내서 날렵하게
보이도록 하였으며 대들보에 올라타는 충량 자체의 무게감을 덜고 시각적으로도 가볍게 보이는 효과도
있다.
충량의 길이는 보머리에서 장부까지 2,805mm로 총 9자이다. 동북포루 좌우측면 주칸은 2칸, 각각 8자로
구성하였다. 때문에 충량이 놓이는 칸은 도리 칸 약 8자로 하면 된다. 그러나 실제는 그보다 짧게 구성
해야한다. 대들보의 폭은 기둥보다 넓은 290mm으로 이미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므로 이 치수만큼 빼야
12) 다표계 맞배집에 관한 연구, 1993. 배병선, 서울대학교 박사학위논문
13) 앞에서 설명한바와 같이 동북포루는 건물의 전후면이 다른 건물의 전후면과 위치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본 보고서에서는 계단과
출입문이 있는 내측면을 전면으로 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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