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6 - 오산문화 6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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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잔의 여유
게으름과 학습된
무기력
글 _ 노은영
지난 겨울에 방영된 SKY캐슬의 열풍
을 타고 대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한
층 높아지고 있습니다. “정시 위주의
시험으로 회귀해야 한다”, “아니다. 현
행 수시를 보완해나가야 한다.” 학생부
종합전형을 둘러싼 갈등은 정시를 옹
호하는 쪽과 수시를 옹호하는 쪽, 두
진영이 팽팽하게 맞서 대립하고 있으
며, 또 다른 한쪽에서는 사회적 불평
등, 빈부의 격차, 부의 대물림이라는 이들은 대학을 가기 위해 10년 이상을, 부모는 그 이상을
자극적인 단어들로 수식어로 붙어가면 투자해야 한다는 웃지 못할 촌극은 이미 현실 속에 깊이
서 입시에 대해 다양한 말들을 쏟아내 뿌리박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고 있습니다.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가 문제는 그렇게 열심히 준비하는 아이들 즉, 초등학교 이
불평등한 상황 속에서 억울한 일을 당 전부터 혹은 초등학교부터 대입을 준비하는 아이들이 정
하지 않을까, 혹은 빈부의 격차나 부 말 그 아이들이 원하는 미래를 가고 있는가 하는 점입니
의 대물림이라는 부모의 환경적 문제 다. 일부 아이들 중에서는 부모보다 더 열심히 명문대 입
로 인해 손해는 보지 않을까 고민합니 학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며, 자기 목표를 세워 충실히 가
다. 특히 드라마에서 보여준 모습이 실 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아이들이 부모의 바람
제 강남의 대입준비 사교육 시장에 존 이나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입시를 준비하고, 입학 후 만
재한다는 TV 뉴스는 그런 부모들의 족감을 느끼기보다는 허무감이나 목표상실을 경험합니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사실 초 다. 이제까지 대입에 모든 것을 올인하고 달려왔기 때문
등학교에 들어갈 때부터 아니 그 이전 에 다시 공부가 시작된다는 것에 대한 저항감과 피로감,
부터 대입을 준비해야 한다는 말이 공 모든 게 대학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 정작 고민을 거
공연하게 퍼져왔던 것을 보면 우리 아 듭해야 할 학과나 전공과 맞지 않아 오는 실망감과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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