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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사시제(四時祭) 즉 시제는 사계절의 가운데 달인 중월(仲月: 2월, 5월, 8월, 11월)에 진행 509
하며 대략 20개의 절차로 구성된다. 초조(初祖)에 대한 제사(初祖祭)는 동지에 지낸다. 오직 시조(始 문화
祖)를 이은 종자만 지낼 수 있다. 선조에 대한 제사(先祖祭)는 입춘(立春)에 지낸다. 시조(始祖)와 고 · 예술
조(高祖)를 이은 종자라야 제사를 지낼 수 있다. 시조를 이은 종자는 초조로부터 내려오고, 고조를 이
은 종자는 선조로부터 내려온다.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제사(禰祭)는 계추(季秋 9월)에 지낸다. 녜 · 체육
(禰)를 잇는 종자(宗子) 이상이면 모두 제사를 지낼 수 있다. 다만 지자(支子)는 제사를 지내지 않는 / 교육
다. 돌아가신 날의 제사(忌日祭)는 돌아가신 날에 진행된다. 하루 전에 재계하면서 시작되고, 의절은 / 종교
녜에게 제사를 지낼 때와 같다. 묘소에서 지내는 제사(墓祭)는 3월 상순(上旬)에 날을 택해 진행한다.
하루 전에 재계하면서 시작되고, 의절은 집안에서 제사지낼 때와 같다. 9)
『주자가례』에서는 제례에서 사시제가 중심(正祭)이고 돌아가신 당사자만을 제사하는 단설(單設)이
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기일제가 중심으로 배우자까지 포함한 합설(合設)이 관행이다. 또한 묘제의
경우, 고조부모를 넘어 기제 대상이 아닌 5대조 이상의 조상에게는 음력 3월 상순이 아니라 주로 음
10)
력 10월에 지내고, 이를 시제(時祭) 또는 시사(時祀)라고 하는데 이는 『주자가례』에서 말하는 사시제
(四時祭)와 다르다. 한편, 차례(茶禮)는 명절(4대 : 설날·한식·단오·추석)에 조상에게 지내는 제사
인데, 요즘은 4대 명절이 아니라 주로 설날과 추석에 차례를 지내고, 한식에 성묘를 한다. 11)
제례 절차는 제례 종류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다. 그렇지만 대체로 영신(迎新)→ 강신(降神)→ 참신
(參神)→ 초헌·축문(初獻·讀祝)→ 아헌·종헌(亞獻·終獻)→ 삽시정저·유식(揷匙正箸·侑食)→
합문·계문·진다·철시복반(闔門·啓門·進茶·撤匙覆飯)→ 사신(辭神)→ 철상·음복(撤床·飮福)
순서를 보인다.
우리나라에서 제사의 중심이 인식되는 기일제 또는 기제의 절차도 이와 유사한데, 이를 식전 의식
12)
인 준비 과정, 본 과정, 식후 의식인 마무리 과정의 3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준비 과정은 제계(齊
戒), 진설(陳設), 변복취위(變服就位), 출주(出主)의 절차이다. 본 과정은 강신(降神)과 참신(參神), 진
찬(進饌), 헌작(獻酌: 初獻·讀祝, 亞獻, 終獻), 유식(侑食), 합문(闔門), 계문(啓門), 진숙수(進熟水),
사신(辭神)의 절차이다. 마무리 과정은 납주(納主), 철상(撤床), 음복(飮福)의 절차이다.
구체적으로, 준비 과정을 보면, 재계 단계에서는 제사 전에 조상의 기운과 감통하기 위해 재계(齋
戒)한다. 진설 단계에서는 제구(祭具)와 제기(祭器), 제수(祭需)를 배설한다. 제수의 경우, 식어도 되
는 소과(蔬果)와 주찬(酒饌) 등만 먼저 올리고, 식으면 안 되는 음식은 진찬(進饌) 때, 술안주인 자육
9) 『가례향의(家禮鄕宜) 上』, 55-89쪽. 한국고전적종합목록시스템(https://www.nl.go.kr/, 2019. 8. 20.). 사시제의 절차는 “①열흘 전에 날을
점친다. ②사흘 전에 재계(齋戒)를 한다. ③하루 전에 신위(神位: 神主가 놓일 자리)를 마련하고 제기를 진설한다. ④희생(犧牲)을 살피고
제기를 씻고 찬물을 갖춘다. ⑤다음날 일찍 일어나 채소, 과일, 술, 찬물을 진설한다. ⑥동틀 무렵에 신주를 받들고 자리로 나아간다. ⑦
참신(參神)한다. ⑧강신(降神)한다. ⑨찬물(饌物)을 올린다. ⑩초헌(初獻)을 한다. ⑪아헌(亞獻)을 한다. ⑫종헌(終獻)을 한다. ⑬음식을 권
한다(侑食). ⑭문을 닫는다(闔門). ⑮문을 연다(啓門). ⑯수조(受胙: 제사에 쓴 고기를 받음)한다. ⑰사신(辭神)한다. ⑱신주를 독에 넣는다
(納主). ⑲제물(祭物)을 치운다. ⑳제사 음식을 먹는다.” 등이다.
10) 5대조 이상에 대한 제사는 1년에 한 번 지내며 이를 세일제(歲一祭)라고도 한다.
11) 차례라는 용어는 주자가례 「사당」 편의 ‘세절(세속 명절)에 계절 음식을 올린다(俗節則獻以時食)’는 것과 ‘동지 삭망에 참례한다(正
至朔望則參)’는 데에서 정착된 것이라고 한다.
12) 금장태, 유교의 사상과 의례 , 예문서원, 2000, 182쪽, 211-21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