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4 - 오산문화총서 3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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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옆으로 눕지 않고, 한 쪽 구석에 앉지 않으며, 삐딱하게 서지 않으며”를 뜻함.
                      21  고 : 배우고

                      22 느엇드니 : 넣었더니
                      23 글동졉 : 같은 곳에서 함께 공부하는 일이나 동무
                      24 아비셩본 : 아비의 성과 본관

                      25 수인 : 쉰
                      26  조 : 재조(才操). 재주
                      27 원앙 : 워낭. 마소의 턱 아래에 늘어뜨린 쇠고리 또는 방울

                      28 진여먹고 : 지니고. 가지고
                      29  궁 : 철궁(鐵弓).

                      30 뎨셕궁 : 제석궁(帝釋宮). 여기서는 ‘천상세계’를 뜻함
                      31 명모궁 : 명도궁(明圖宮)을 말함. 여기서는 ‘저승’을 뜻함
                      32 친밀축수 : 친밀축수(親密祝壽). 친함을 믿고 오래 살기를 축원한다.



                      2. 함흥 ‘창세가’



                        함경남도 지역에서 전승되던 서사무가로 1923년 8월 12일 당시 함경남도 함흥군 운전면 본궁
                      리에서 여무(女巫) 김쌍돌이가 구연한 것을 손진태(孫晋泰·1900~?)가 채록해 1930년 『조선신

                      가유편(朝鮮神歌遺篇)』에 수록했다. 북부 지역에서 창세신화의 이름은 다양하게 불린다. 김쌍돌
                      이본과 전명수본 등을 손진태가 ‘창세가’로 명명했으나 본래의 이름이 무엇인지는 분명하지 않
                      다고 한다. 내용을 풀어쓰면 다음과 같다.



                        “하늘과 땅이 생길 때 미륵이 탄생한다. 그때는 하늘과 땅이 서로 붙어 있었다. 하늘이 가마솥
                      뚜껑의 손잡이처럼 볼록하게 도드라지자 미륵은 그때 땅의 네 귀에 구리 기둥을 세워 하늘과 땅

                      을 분리했다. 이 시절에는 해와 달이 두개씩 있었다. 미륵은 해와 달을 하나씩 떼어 북두칠성과
                      남두칠성, 큰 별과 작은 별을 만들었다. 미륵은 칡넝쿨로 베를 짜 장삼을 해 입었다. 그리고 물

                      과 불의 근본을 알아내기 위해 생쥐의 말을 듣고 금덩산으로 들어가 차돌과 시우쇠(무쇠를 불려
                      만든 쇠붙이)를 톡톡 쳐서 불을 만들고, 소하산에 들어가 샘을 찾아 물의 근본을 알아냈다. 미륵
                      은 또한 한쪽 손에 은쟁반, 한쪽 손에 금쟁반을 들고 하늘에 축사하니 하늘에서 벌레가 떨어졌

                      는데 금쟁반에 다섯 마리, 은쟁반에 다섯 마리였다. 그 벌레는 금벌레 · 은벌레였다. 금벌레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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