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0 - 오산문화총서 2집
P. 120

고인돌 무덤에서 돌검과 화살촉이 주로 출토되는데, 충북 제원군 황석리 고인돌에서 발견된
                       돌검은 세형동검보다 연대가 앞선 것으로 알려져 고인돌은 금석병용기의 묘제가 아니라 청동

                       기시대의 묘제로 밝혀지고 있다. 이러한 사실 외에 많은 인원을 동원해야만 축조가 가능했으
                       리라고 볼 때, 고인돌은 고대국가 발생 이전의 계급사회인 혈연을 기반으로 하는 족장사회의
                       공동묘지이며 세습신분까지도 반영하고 있다고 보여 진다.

                        고인돌은 바위틈이나 인공적인 구멍에 나무쐐기를 박아서 물로 불려 큰 바위에서 떼어낸 돌
                       이나 자연암석 그대로를 사용하여 지렛대와 밧줄과 수로를 이용, 운반하고 뚜껑돌을 들어 올
                       릴 때는 받침돌을 세우고 그것과 같은 높이의 봉토를 쌍아 경사면을 만들어 끌어올린 후 봉토

                       를 제거하는 방법을 써서 만들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한국에서 고인돌의 기원은 시베리아 카라스크 돌널무덤 계통의 거석문화의 영향을 받은 것으

                       로 보는 북방설, 세골장과 함께 동남아시아에서 왔다고 보는 남방설, 한반도에서 독립적으로 발
                       생했다고 보는 자생설 등이 있으나 아직 확실한 정설은 없다. 한편 한반도 북부에서 북방식 고인
                       돌이 먼저 나타나서 그것이 점차로 남부로 퍼지고, 이어서 개석식 고인돌이 파생하였으며 또 남

                       부에만 있는 남방식 고인돌은 말기적 형식으로 보는 설이 있다. 그러나 개석식 고인돌을 원초적
                       인 것으로 보고 이를 기반으로 하여 북부에서는 북방식 고인돌로, 남부에서는 남방식 고인돌로
                       발전하였다고 하는 다른 설도 있다.

                        고인돌은 거석문화巨石文化의 하나를 가리키기도 하고 거석문화를 통칭하는 말이기도 하다.
                       고대 인류의 무덤으로서의 고인돌은 지상이나 지하의 무덤방 위에 거대한 덮개돌을 덮은 것이
                       다. 더러는 자기 영역의 경계를 나타내거나 강성한 힘을 외부에 표시하는 표석 상징물이기도 하

                       다. 또한 종족이나 집단·사회의 모임장소이기도 하고 의식을 행하는 제단으로 사용되기도 했
                       다. 그래서 선돌立石, 열석列石, 돌널무덤石棺墓, 돌무지무덤積石墓 등 다양한 형태의 여러 이

                       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우리나라 고인돌은 다른 어느 민족이나 나라보다 그 수효가 많다. 청동기시대를 대표하는 문
                       화유적으로써 우리 민족 활동무대 전역에 걸쳐 분포한다. 한반도에만 하더라도 전 지역에서 발

                       견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대동강유역과 전남지방에서 가장 밀집된 분포를 보이고 있다.
                        전남지방의 경우 2천 2백여 곳에서 모두 1만 9천여 기의 고인돌이 확인되었으며 대동강 유역

                       에는 평양을 중심으로 한 평남과 황해도 일대에 1만여 기가 확인되었다. 또한 전북에서도 고창
                       지역의 1천 2백여 기를 포함하여 1천 8백여 기에 이른다. 이외 지역에서는 1백 내지 2백여 기의
                       고인돌이 넓게 분포되어 있다.

                        유럽 전 지역에서는 약 5만 5천여 기가 발굴되었고 그 중에서도 순수 고인돌은 수천 기에 지나




                       118  임종삼
   115   116   117   118   119   120   121   122   123   124   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