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6 - 오산문화총서 2집

문서를 바치면 모든 약을 무료로 지어주었다. 10)
이는 자연스럽게 빈민에 대하여도 동일하게 적용되었으리라고 판단된다.

당시 약방과 침의는 장용외영의 敎鍊官과 국왕 호위를 전담하는 壯勇衛보다도 높은 대우를
받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즉 교련관과 장용위는 약방과 침의를 만나면 반드시 그들에게 먼저
절을 해야 하는 규정을 마련한 것으로 보아 정조의 의관에 대한 대우를 확인할 수 있다. 11)

이와 같은 화성유수부와 장용외영의 공식적인 의료기관 및 의관 임명과 별도로 1794년 1월
화성축성 당시 임시 藥局을 설치하였다. 화성축성 과정에서 의료기관의 설치는 당연하였다.

정조는 1794년 1월부터 1796년 9월까지의 화성 축성기간에 기술자와 참여한 인부들의 돌림병
및 일상적으로 질환 그리고 공사 중의 부상을 위하여 약국을 설치하였다. 이 약국은 일정 정도

의 치료만을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병이 완치 될 때까지 치료를 담당하였다. 12)

당시 약국은 성문밖에 임시로 장막을 쳐서 입원 시설을 마련하였고 환자들에 대하여는 일하
13)
지 못한 대가로 매일 돈 1전과 쌀 1되는 지불해주었다. 다만 허위로 병원에 입원한 환자가 있
을 수 있었기 때문에 확실하게 병세를 조사하기 위하여 패장 1원과 사환군 1원을 보내 판단하

도록 하였다. 14)
당시 지급한 금액은 돈 170냥 5전과 쌀 11섬 5말 5되 값 50냥 8전 3푼이었다. 입원 치료자에
대한 손실비용을 계산해볼 때 당시 약국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은 이는 약 1,700여명으로 파악

된다. 입원 치료자 외에 크고 작은 상처 등으로 잠시 약국을 이용한 환자에게는 매일 돈 1전 5
푼과 쌀 1되는 지급하여 돈 213냥 7전 5푼, 쌀 9섬 7말 5되 값 47냥 5전이었다. 이로 볼 때 경
상 환자는 1,420여명 정도로 추산된다. 이들은 치료와 노동을 동시에 하였기 때문에 입원환자

들이 일당 1전을 받는 것보다 높게 1전 5푼을 받은 것이다. 이와 더불어 기술자와 모군 치료를
위하여 구휼에 들어간 비용 117냥 2전, 무명 21필 값 42냥, 베 35필 값 52냥 5전 등을 합치면

10) 『壯勇營大節目』卷1, 職掌.
11) 『壯勇營大節目』卷1, 儀節.
12) 『華城城役儀軌』卷6, 實入2.
13) 현재까지 내려오는 수원지역의 설화 및 지명유래로 볼 때 성문 밖의 임시 병원은 화서문 밖에 있는 현재의 경기도지
사 관사로 보여진다.
14) 『華城城役儀軌』卷4, 甘結, 甲寅 2月 6日.

94 김준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