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今逢其時 家家有粮
行次祭神 其保佑裨
無後艱 謹以淸酌
祗薦于神 勿爲鄙累
歆此 尙(饗)
*축문의 내용가운데 ○으로 표기한 부분은 해당하는 한자가 존재하지 않음을 나타낸 것이다. 그리
고 축문이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면서 많은 부분이 오기되어 오늘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2) 우물제사
한편 최종관 어른께 벌우물과 우물제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먼저 벌우물의 이야기를
기록하여 두고자 한다.
논 가운데 벌우물이 있었다고 하는데 그 물은 음료도도 사용하였으며 빨래도 하였다고 한다. 그런
데 한겨울에 언 빨래를 담그면 녹을 정도로 따뜻하였으며 또한 때도 잘 갔다고 한다. 그리고 머리를
감아도 부드러웠으며 삔 신체부위를 담그고 있으면 어혈도 풀릴 정도로 신기한 우물이었다고 한다.
그 벌우물에 칠월 달에 날을 잡아 제사를 지냈으며, 우물제사를 지낼 때에는 소 한 마리를 잡아서
고기를 네 군데에 떼어 놓았다고 한다. 우물제사를 지낼 때 여자들은 얼씬도 못하게 하였고, 우물제
사를 주관하는 사람은 낮에 그 물로 목욕을 하고 새 옷을 갈아입고 지냈다. 그리고 우물제사는 저녁
에 지냈다고 한다.
이렇게 오산시 마을신앙의 전승양상을 개괄하였다. 이를 통하여 각 마을마다 마을 고유의 특색이
공동체신앙의 모습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오늘날 우리가 마을의 특성을 살리
고 마을의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마을만들기’를 전개하고 있다. 마을만들기의
핵심은 공동체에 있다. 공동체의 회복이며 공동체의 활성화다. 그렇다면 이러한 마을의 특성이 마을
신앙이라는 지역 고유의 문화를 통하여 어떻게 형성되고 전개되고 변화되고 있는지를 살필 수 있었
을 것이다. 이에 이러한 오산시 마을신앙의 전승양상을 토대로 하여 마을의 특성을 살피고 살리는 것
이 마을만들기의 핵심이리라 생각한다.
오산시사
4. 오산시 마을신앙의 의의(意義)
제 오산시 마을신앙의 현황과 전승양상을 통하여 오산시 마을신앙의 특징을 살펴보았다. 이를 통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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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야와 농경지, 그리고 신갈저수지로부터 유입된 물줄기가 진위천으로 향하면서 형성된 오산시의 인
문지리적 특징이 오산시 마을신앙에 담겨져 있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일반적인 마을신앙의 주신격인
164 산신을 비롯하여 마을의 형성에 기여하였던 대동의 조상을 주신격으로 좌정시키고 있음도 확인할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