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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양님이 어진 탄식을 하시다가 27
이게 이상한 조화니 왠 난데없는 갈가마구 떼가 이러 덮으며 구비전승
갈곡 돌곡하니 이상한 일이니 상주춧돌 밑을 열어보자
갈곡이라면 가축자요 돌곡이라면 돌석잔데 · 민속
주춧돌 밑에 무엇이 들었나보다 · 경기도당굿과
손을 넣어보니 명주 수건이 짚히는구나
와르르 헤쳐보니 부인의 필체가 분명하여
요것이 모두 소지행이 짓이로구나
경기재인청
그 날 그 밤으로 소진 뜰로 내려가니 버드나무에 은신을 하노라니
첩의 부인 거동봐라 초경에 꿈을 꾸니 까막까치 지져기고
이경에 꿈을 꾸니 왜 가셨던 님이 다시 찾아 와 보이고 / 성씨
삼경에 꿈을 꾸니 달이 돋아 보이니 · 인물
이상하고 기이하다 이튿날 미역정성이나 나가자하고
은바가지 손에 들고 은동이는 옆에 끼고
버드나무 밑에 우물을 찾아가 전주단발 정히하고
옥수청배를 올리고 천지신명께 기도를 하니
하우양님이 버드나무에 은신을 했다가 버들잎을 주루룩 뜯어
밑으로 내려보내니 물동이로 하나가 떨어졌다
첩의 부인이 하는 말이 군왕님아 군왕님아
살아오시거든 벌컥 웃고 내려오시고
돌아가신 고혼이 오셨거든 저승 황천에서 다시 만납시다
하우양님이 살아오시니 내려오셔서
부인의 손목들 턱 잡으시며 하는 말이
여보 부인 그 동안을 못 참아 남의 궁을 섬겼는가 하니
첩의 부인이 기가 막히어 군왕님 천하궁으로 먼 길 떠나실 때
내 말씀을 들었으면 이 지경이 아니 될텐데
시도 급하고 때도 급하니 개똥밭에 지암 속에
구매밥 석삼년 얻어먹은 죄 밖에 없으니
소지랭이 원한이 있거들랑 원수부터 갚읍시다
하우양님이 재주 세 번 넘더니
청새홍새로 변해서 부인의 치마폭에 폭폭히 쌓였다
16)
소지랭이 때가 되니 벌걸이 재촉에 허리 통곡하는구나
16) 볼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