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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예정된 시간이 되자 어디서 ‘솨~아’하는 소리가 나더니 구렁이가 부엌으로 들어왔다. 그러더니
                  방향을 틀어 광으로 향하는 것이었다.

                    광으로 들어간 구렁이는 며느리가 들어있는 항아리를 칭칭 감았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 3일 만에 스르르 풀고는 어디론가 가버리는 것이었다.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숨이 막혀서 죽었

                  겠구나 하면서 광으로 들어가 항아리의 뚜껑을 열었다. 그랬더니 며느리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물만
                  가득하더란다.

                    물만 먹다가 죽은 개가 구렁이로 환생하여 며느리를 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이렇듯이 개는 반드
                  시 사람에게 원수를 갚는 짐승이라고 한다.




                    (10) 충성스런 개

                    세교동 오리골에는 충성스런 개가 있다고 한다. 현재에도 확인할 수 있는 이야기나 주인을 섬기는
                  개의 이야기가 우리에게도 교훈을 주는 것이라 판단한다. 그런 뜻으로 여기에 기록하고자 한다.



                    오리골에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 기르는 개가 있다. 노인은 허리가 아프기 때문에 유모차를 의지하

                  여 거동을 하는데 병원을 가기 위하여 버스를 타러 나올 때에도 어김없이 유모차를 앞장세워 밀면서
                  나온다. 그럼 언제나 그 노인이 기르는 개가 뒤를 따른다.

                    버스가 오면 노인은 유모차를 버스정류장에 놓고 병원으로 향한다. 그러면 개는 주인이 올 때까지
                  버스정류장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주인을 기다린다. 마을 사람들이 쫓아도 개는 그 자리에서 주인을

                  기다리는 것이다. 주인이 다시 버스정류장에 내려서 가자고 하면 그때야 움직인다.
                    또한 어쩌다 주인이 관광을 가면 하루 종일 굶으면서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몇 시간이 흐르건 주

                  인이 돌아와야 비로소 움직인다는 충성스런 개의 이야기가 오리골에서 인근으로 전하여지고 있다.



                    (11) 독산(禿山)의 호랑이 이야기

                    불과 7~80년 전까지만 해도 산성이 있는 독산에 호랑이가 있었다고 한다. 다음의 두 이야기는 제

                  보자가 각각 아버지와 형님들께 들은 것이라 하며 들려주었다.



                    왜정 때는 사람들이 땔감으로 나무를 하지 못하도록 순사들이 감시를 하였다. 그렇기에 난방을 위
                  하여서나 음식을 익히기 위한 땔감을 마련하려는 사람들은 감시를 피하여 밤에 몰래 솔가지든 나뭇
      오산시사
                  잎이든을 마련하여야 했다.
                    제보자의 아버지께서도 나무를 하기 위하여 밤에 산에 올랐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고 한
      제           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우물이 하나 있는데, 이 우물은 아무리 추운 날이라도 절대로 어는 일이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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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며 오히려 물이 따뜻하여 언 손을 녹일 정도였다고 한다. 바로 이 우물을 지나오는데 어디서 불이
                  번쩍번쩍 하더란다. 눈이 아주 큰 짐승이었다. 그것이 바로 호랑이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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