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4 - 제6권
P. 44

한 일이었다.
                    그 일꾼은 산에서 내려오니까 어떤 젊은이가 자신을 이리저리 끌고 다니더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상하게도 그 젊은이를 쫓아가면 물이고 논배미고 그러더라는 것이다. 그래 생각을 해보니까 ‘아, 내
                  가 도깨비한테 홀린 것이구나!’ 생각이 들더란다. 그래! ‘도깨비를 만나면 먼저 왼쪽 뺨을 세 번 때리

                  면 없어진다’고 예전에 들은 말이 생각났단다. 그래 그 젊은 청년의 뺨을 세 번 때리니 없어졌고 그래
                  서 늦게야 오게 되었다고 하더란다.




                    (3) 도깨비와 싸운 이야기

                    옛날 이 마을에 원호 할아버지라는 분이 계셨다. 인근에서는 제일로 무서운 어른으로 누구나 그 어
                  른 앞에서는 너무도 무서워 쩔쩔맸다. 그 어른은 소를 팔고 사주는 흥정일을 하셨는데 어느 날 그 어

                  른이 오산장을 다녀오시는 길이었다고 한다.
                    장에서 술을 잔뜩 드시고 방아다리를 건너 뽕밭을 지나오는데 도깨비한테 홀려 밤새 씨름을 했단

                  다. 이튿날 깨어서 보니 피가 묻은 빗자루였다고 한다. 뽕밭에서는 도깨비불이 날아다니고 하니까 그
                  렇게 되었던 것이라고 전한다.




                    (4) 도깨비와 허깨비

                    제보자께서 말하는 도깨비와 허깨비는 다음과 같이 구별되었다.



                    옛날 대원아파트 자리가 산이었을 때는 매일 도깨비들이 나와서 놀았다. 뭘 하고 노는지는 모르지
                  만 저녁을 먹고 산자락을 보면 퍼런 불이 왔다 갔다 하고, 번쩍 번쩍 하고 그랬다고 한다. 그런데 그

                  이튿날 도깨비 놀던 자리를 보러 가면 아무것도 없었다고 한다. 도깨비가 곧 차돌이었다는 말이다.



                    한편 허깨비란 여자들이 한 달에 한 번씩 하는 달거리 때, 그 피가 빗자루, 특히 수수비에 묻으면
                  허깨비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피가 묻은 빗자루를 내다 버리는데 그 빗자루가 허깨비가 되어 특히나

                  술 취한 사람과 시비를 벌인다. 그렇게 밤새 시비가 붙어 싸우다가 자빠트리고 나서 이튿날 밤새 싸
                  웠던 장소엘 가보면 빗자루가 놓여있다는 것이다.

                    그런 이유에서 여자들이 빗자루에 앉는 것을 금기로 한다.

      오산시사
                    (5) ‘고마니가 있어 안 된다.’는 말

                    ‘고마니가 있어서 안 된다.’는 말은 사람의 운명이 결정지어져 아무리 노력하여도 개선되지 않는다
      제

      6           는 의미로 쓰이는 말이다. 그러니 타고난 운명은 거스를 수 없다는 의미로 쓰였던 것으로 보인다. 다
      권
                  음의 이야기는 바로 ‘고마니가 있어서 안 된다.’는 말의 유래를 설명하는 이야기라 하겠다.


     42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