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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한 늙은이 홀아비가 산을 개간하여 어렵사리 겨우 먹고 살고 있었다. 개간한 밭에는 수수나                                         43
                  심어 먹고 사는 형편이었다. 그러니 변변히 반찬을 먹을 수도 없었다. 그렇게 살아가다가 이제 농사                                          구비전승

                  를 지어야겠다고 작정을 했다. 그래 겨우내 밥을 얻어먹으면서 수수를 저장하였다. 수수를 찧어서 돌
                  방석 위에 항아리를 놓고는 수수를 넣어두었던 것이다.                                                                   · 민속

                    그렇게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다. 이제 수수를 내어 팔고 농사지을 종자를 사야지 하고는 항아리를                                         · 경기도당굿과
                  열어 보았다. 그런데 항아리가 텅 비어있는 게 아닌가? 다음 항아리를 열어보니 역시 비어 있었다.

                  마지막 항아리 뚜껑을 열었다. 순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항아리 뚜껑을 열고 보니 눈깔을 껌뻑껌
                  뻑하는 것이 들어있었다.
                                                                                                                    경기재인청
                    “니가 뭐이냐?” 그러니까.
                    “내가 고마니다.” 그러는 것이었다.

                    그러고는 고마니가 하는 말이,                                                                               /  성씨
                    “왜, 너는 그렇게 살 팔자인데. 왜 ,나가서 얻어먹었냐?” 하는 것이다.                                                     · 인물

                    고마니가 늙은 홀아비에게 한 말의 의미는 어차피 주어진 운명이 수수밥에 고추장물이나 풀어먹어
                  야 한다는 것이다.



                    제보자의 말에 의하면 고마니는 구렁이는 아니고 구렁이와 비슷한 짐승이라고 한다. 이는 아마도

                  집안의 재물을 일으켜 주고 지켜준다는 믿음에서 민간에서 섬기고 있는 ‘업’과 관련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농가에서 특히 장자(長子)의 집에서 주저리를 틀어서 ‘업’을 모시는데

                  그 업은 제각각이며 구렁이, 족제비, 돼지 등이다. 그 가운데 가장 일반적인 업은 구렁이다. 그렇게
                  볼 때 ‘고마니’의 형상으로 보아 ‘업’과의 연관성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업’과 ‘고마니’의 행동 양상만으로 볼 때 양자는 적대적일 수 있을 것이다. ‘업’은 재물을 지키고, ‘고
                  마니’는 재물을 축내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이를 역할과 관련하여 살피면 양자가 별개의 것은 아

                  니다. 즉, ‘업’은 재물을 지키도록 하고, ‘고마니’는 운명을 지키도록 한다. 다시 말하여 ‘업’과 ‘고마니’
                  는 상보적 관계에 있다. ‘업’이 주어진 재복을 지키는 역할이라면 ‘고마니’는 주어진 운명을 지키는 것

                  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업’은 줄어드는 것을, ‘고마니’는 넘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
                  그러니 결론은 같다. 주어진 운명과 재복을 지키는 것이다.




                    (6) 굿 구경 가는 도깨비

                    세교동에서는 도깨비에 대한 다양한 경험담이 존재하고 있다. 먼저 ‘진등’에서 보았다는 도깨비 이
                  야기가 있고, 오리골에서 보았다는 도깨비 이야기가 있다. 또한 지곶동(조꼬지)로 넘어가는 언덕에

                  옛날에 서낭이 있었는데 그곳에도 도깨비가 있었다고 전한다.



                    먼저 오리골에 전하는 도깨비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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