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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내어 놓고 하였다. 그만큼 도깨비들의 터에 집을 지은 것이라 도깨비들의 장난이 심하였다. 45
도깨비들은 또 그 집안에 큰일이 있는데 자기들에게 치성을 드리지 않으면 심술을 부렸다. 한 번 구비전승
은 그런 일이 있었다. 집안에 혼례가 있는데 치성을 드리지 않고 혼례를 치르려 했다. 그랬더니 도깨
비들이 삶아놓은 국수를 바지랑대며 담장이며 죄다 걸어놓았다. 큰일을 치르려면 떡도 해 놓고, 술도 · 민속
부어야 심술을 부리지 않았던 것이다. · 경기도당굿과
그런데도 최 씨 부자는 도깨비들을 달래고 위하려 하지 않자 도깨비들의 심술은 더 기승을 부렸고
그리하여 급기야 그 집안이 망하여 집안이 모두 마을을 떠나고 말았다 전한다.
경기재인청
(8) 악기소리를 좋아하는 높은재[高峴洞] 도깨비
원동 우촌말에서 청호동의 옛 지명과 큰 청이 도깨비 이야기가 채록되었다. 제보자들에 의하면 지
금의 청호1동은 아래청[塚]이고 청호2동은 원당리로 불렸다. 도깨비가 살았다는 큰청이는 지금 LG물 / 성씨
류센터 자리로 공동묘지가 있었던 곳이다. 이곳에 전주 이씨들이 터를 잡았는데 외지의 사람들은 청 · 인물
이 이서방네라고 불렀다. 그런데 큰청이에 도깨비가 자주 나타나 심술을 부리기 때문에 지금의 우촌
말에 터전을 새롭게 개척한 것이라고 전한다.
옛날, 현재의 물류센터는 공동묘지고 조금 못미처 골짜구니가 있었는데 그 곳에 마을이 있었다. 지
금은 아파트가 들어서고, 성호고등학교가 있는 자리다. 이곳의 도깨비들이 심술을 부리면 솥뚜껑을
솥단지 안에다 집어넣었다.
그런데 높은재[高峴洞] 도깨비들은 악기소리를 좋아했다고 한다. 마을에서 징이며, 꽹과리, 장구
같은 악기를 장만하여 보관하였다. 그런데 도깨비들이 이장집 솥뚜껑을 솥 안에 집어넣어버렸다. 도
깨비들이 마을에 징이며 꽹과리이며 악기가 생기자 사람들이 한 번 놀아줄 것이라고 생각하였는데
그렇게 하지 않자 심술을 부린 것이라 전한다. 그 때 그 장면을 보려고 원당리 사람들이 높은재로 구
경을 갔었다고 전한다.
그리고 어느 집에서는 도깨비가 소당(솥뚜껑)을 길거리에 내다버리고 해서 밥을 양재기에 담아 놓
고는 이 밥을 먹고 멀리 가라고 기원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또 어느 집에서는 짚을 빻는 돌을 갖다 놓
았더니 밤새 도깨비들이 ‘콩닥콩닥’ 짚을 빻았다고도 전한다.
(9) 상여소리 잘 하는 도깨비
지금도 도깨비 소리를 듣는다고 하는 제보자들은 상여소리를 잘하는 도깨비에 대하여도 이야기를
하셨다.
가만히 부엌밖에 있으면 소리가 들린다. 그래서 부엌을 들어가면 솥뚜껑이 솥 안으로 들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