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4 - 오산문화 6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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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잔의 여유












                                        스스로 선택하고 싶어            임지는 모습은 성인이 되는 순간, 갑자기 만들어
                                        지더라도 책임의 무게            지는 것이 아닙니다. 어린 시절부터 시행착오와

                                        로 인해 결정하기가 쉽           실수를 거듭하면서 자신의 생각이 만들어져야 가
                                        지 않습니다. 성장하            능한 일입니다. 그것이 자율성의 토대입니다. 그
                                        면 할수록 선택에 따            자율성의 토대를 부모는 기다리면서 지켜주어야
                                        른 책임은 커지기 마련           합니다.

                   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사회는 입시라는 커                  현대 사회는 한 가지 직업으로 평생 살아갈 수도
                   다란 관문으로 인해 아이가 스스로 결정하고 책                   없고, 남과 같은 일을 쫓아가면서 살아갈 수 있는
                   임을 지며 시행착오를 할 청소년 시기에 그 책임                  시대도 아닙니다.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시대에
                   을 부모가 대신해 버립니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                  조류 속에서 마음껏 자신을 펼칠 수 있게 하여야

                   가 학교폭력에서 벌어지는 부모의 모습들입니다.                   합니다. 과거 진리가 현재의 진리라는 보장이 없
                   잘못한 아이는 자신의 행위에 대해 분명한 사과                   어진 것처럼 현재의 진리 또한 미래의 진리일 수
                   를 해야 하고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것은 그 아                 없습니다. 아이들의 미래는 우리가 생각하고 상
                   이가 스스로 한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자                  상하는 시대와는 다를 수 있습니다. 부모의 기다

                   신의 행동에 대해 절절한 깨우침도 필요합니다.                   림 그리고 믿음만이 아이를 책임감 있고 자율성
                   그래야만 그 아이 인생에서 또 다시 잘못된 선택                  있는 아이로 성장시킬 수 있습니다. 단, 여기서 기
                   을 안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림이란 지지와 격려를 기반으로 합니다. 아이의
                   하지만 지금 우리는 어떨까요? 책임지며 자신의                   자율성을 기른다는 미명 하에 아이들을 방임하

                   선택에 대해 배워나가야 할 때 부모가 등장합니                   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임을 밝혀둡니다.
                   다. 아이의 일에서 어느 순간 아이는 빠져버리고
                   부모가 중심이 되어버립니다. 그 속에서 아이는
                   따라가는 존재이지 책임지는 존재가 아닙니다. 그

                   일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고 상대의 마음이나 상
                   처에 대해 생각하는 과정 또한 거치지 않습니다.
                   때로는 자기중심적 사고로 인해 자신의 상처가
                   더 크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주변

                   을 원망하게 됩니다.                                 약력  용인대학교 학생생활상담센터 근무
                    앞서 언급했듯이 스스로의 행동을 선택하고 책                       교육대학원 상담전공 박사과정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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