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2 - 오산문화 6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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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잔의 여유
부모의 기다림과
아이의 자율성
글 _ 노은영
부모라는 존재는 항상 어렵습니다. 아이가 어릴 때에는 놀다가 넘어져
서 다치지 않을까? 혹시 다른 아이들에게 뒤처지면 어떻게 하지? 우리
아이만 이럴까? 갖가지 고민들을 하게 됩니다. 특히 요즘처럼 늦게 결혼
하고 아이를 적게 가지는 상황에서는 더 그러하겠지요.
학령기에 이르면 그런 고민들이 더 깊어져 부모는 자신을 대리해 아이
를 도와줄 누군가를 찾게 됩니다. 이런 모습은 교육부와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7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서도 잘 나타납니다. 학
생 1명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7만1000원으로 전년보다 5.9% 증가했습
니다. 저출산으로 인해 학생 수가 전년보다 2.7% 줄어들었음에도 사교
육비 총액(18조6000억 원)은 전년보다 5000억 원이나 늘었다는 사실은
사교육을 통해 공교육에서 부진했던 학습을 보충하는 정작용도 있겠지
만, 불안한 부모의 마음으로 인해 커져버린 사교육의 현실을 말해 주기
도 합니다.
‘남들은 다 저만치 가고 있는데 우리 애만 여기에 머물면 어떻게 하지?’
사실 이 고민은 단순히 불안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제까지 고성장을 반복해 오면서 사회가 다른 사람에 비해 뒤처지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을 부추겼고, 또한 그렇게 서둘렀던 부모들이 현실
적으로는 원하는 결과를 얻었던 경우가 많았으니 이런 불안을 어떻게
부모 개인의 욕심으로만 치부해 버릴 수 있겠습니까? 부모란 늘 아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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