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6 - 오산문화 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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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오산청소년문학상 시상식과 작품 감상
“사. 사흘. 사흘이라고?” 며 살아보자’ 였다. 타인이 봐왔던 내 모습을 따
나는 제발 누나가 잘못 말한 것이라고 믿고 싶었 라한다면 무언가 떠오르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
다. 아니 누나가 잘못 말한 것이 아니라 진짜로 기 때문이다. 나는 곧 바로 행동으로 옮기기로 마
사흘이 지나지 않았기를 바랐다는 것이 더 맞는 음먹었다. 길거리에서 말과 닭에게 들었던 특징들
표현인 것 같다. 하지만 내 간절한 바람과는 다르 또한 나의 모습이라 생각하며 ‘타인이 봐왔던 나
게 누나의 다음 말은 울기에는 좀 그렇고 웃기에 의 모습으로 하루를 생활해보기’의 계획세우기를
도 참 애매한 상황에 헛웃음만 나왔다. 끝냈다.
“네가 온 다음 날에 해가 중천에 떠있어도 일어나 밤새 계획한대로 D-3인 날을 편지와 롤링페이퍼
질 않고 저녁시간이 되어도 일어나질 않길래 네가 에 쓰여 있던 나의 특징들과 길거리에서 만난 말
어떻게 잘못 된 줄 알고 걱정 많이 하면서 네 방 과 닭의 나의 특징 등 타인이 봐왔던 모습으로 행
에 들어갔거든? 근데 반전은커녕 네가 진짜로 죽 동하며 살아보기에 성공했다. 하지만 타인이 봐
은 것 마냥 대자로 뻗어서는 진짜 아~주작은 미 왔던 모습으로 행동하는 시간동안은 나 자신이
동조차도 하나 없길래 심장이 털썩 내려앉아서는. 내가 아닌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기억에 대
정말로 죽은 줄 알았다니까? 아무튼 쥐 죽은 듯 한 단서 또한 단 한 개를 찾지 못했다. 나는 살짝
이 이틀 내내 잠만 쳐 자더니. 오늘 아침에 깨우 망연자실하며 허공에 시선을 둔 채로 벤치에 앉
니까 좀 일어나는가 싶더니만 그새 또 잠들어버리 아 있었다. 그 때 나를 조용히 지켜보던 누나가
냐? 반나절 다 가고 저녁밥 먹을 때 되서야 일어 말을 걸었다.
나고 말이야. 아까운 데 그냥 몇 시간만 더 자고 4 “카멜레온, 벌써 포기한 것은 아니지? 아직 이틀
일 내내 잔 걸로 하자. 야.” 이란 시간이 남아 있잖아? 긍정적으로 생각해보
“…….누나, 나 지금 농담할 기분 아니야.” 자고. 당연히 기억을 찾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지
나에게 남은 시간은 3일하고도 자정이 되기 전까 만 이제 겨우 한번 시도해본 것일 뿐이잖아? 우리
지의 몇 시간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약 3일이란 내일 한 번만 더 기운내서 시도해보자.”
시간은 해결책을 찾을 정신적 여유를 주지 않았 누나가 나의 기분이 한결 나아지라고 해준 말이
다.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기억을 찾아내서 란 것은 지레짐작 알고 있었지만 마음의 여유가
아무 위협을 받지 않고 소소한 행복을 찾아가며 없던 나는 누나에게 다시는 입에 담을 수 없는 말
살고 싶다는 생각만이 내 머릿속을 꽉꽉 채웠다. 을 해버렸다.
내가 찾아낸 단서로 기억을 빨리 찾을 수 있는 방 “누나가 죽을 일이 아니라고 쉽게 쉽게 가자는 거
법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을 했고 그에 대한 해결 지? 시도를 해서 실패했으면 다른 시도를 해봐야.”
방법은 바로 누나가 들어오기 전에 봤던 ‘편지와 말을 하다가 누나의 굳는 표정을 보고 내가 말실
롤링페이퍼의 내용의 내 모습을 그대로 따라하 수를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니, 말실수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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