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8 - 전시가이드 2025년 11월 E-book
P. 38

김재덕 컬럼


         정통수묵의 농담(濃淡)을 통한 송운(松韻)

        수묵화가 박창열



        글 : 김재덕(미술컬럼니스트. 아트팜갤러리 관장)






































                 몽촌송운1 72.7×60.6cm 수묵 한지 canvas 2025





        한국화가 박창열은 정통수묵(正統水墨)의 재료와 전통을 잇는 문인화 정신         가는 자신의 천착에 대해 선(線)을 따라 걷는 여행과 같다는 생각으로 획(劃)
        과 미학을 기반으로 하면서 그에 현대적 조형언어와 사상을 수용하고 새롭게        으로 시작해서 획이 마름할 때 까지 닿아야 할 곳이 가까운 필멸(必滅)의 선이
        해석하여 표현하는 현대회화 작가이다. 작가는 묵의 정신은 계승하되 형식은        어디서 끝나는지 모르는 채 떠나는 긴 여정임을 이야기 한다. 그 긴 여정을 함
        변한다는 현대회화로의 원리에 따른 창조적 담론으로 천착활동을 하고 있다.        께하는 강인한 생명력으로 오랜 세월 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소나무의 깊은 내
                                                        면을 들여다본다. 소나무는 동아시아 회화에서 흔히 절개, 지조, 불변의 상징
        박창열의 수묵회화 준법은 현대의 감각적인 산수화의 진보된 세련미를 갖추         으로 표현되어 졌다. 박창열 작가는 이 익숙한 소재를 통해 시간과 생명, 그리
        는데 산수화의 가장 기본적인 기법의 일부분으로 작가가 의도하는 형세(形勢)       고 장소성에 대한 묵직한 사유를 이끌어낸다. 특히 소나무에 따라 담묵, 중묵,
        가 결정되고 개성이 돋보이게 드러나는 중요한 요체(要諦)로 작용 된다. 이러      농묵의 조화로운 필선은 더욱 한국적인 회화의 맛을 더해주고 시각적 이미지
        한 개성 있는 운필은 모든 대상(對象)의 정신 및 외형을 통하여 산수화의 골      의 미적 감수성을 강화해 주어 감상자들의 심성에 평안함을 안겨 주고 있다.
        기(骨氣)를 뽑아내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작가의 수묵산수화는 대
        상의 구조를 현대적 감성으로 파악하여 그만의 독창적 준법(皴法)에서 나오        박창열작가의 필선과 준법은 단순히 고전적인 수묵화의 재현을 넘어서며 묵
        는 필선으로 표현되는 생명이 있는 자연풍경의 표현인 것이다. 박창열작가의        을 통한 현대적 조형 감각과 시각 언어를 가미하여 수묵화의 확장 가능성을 열
        개성 있는 그만의 준(皴)의 창안은 화가가 가슴에 담고 전국을 유랑하며 화폭      어 주고 있다. 여백의 활용이나 선의 경제성은 전통적인 방식이지만, 전체적인
        에 옮긴 우리나라 지방의 산세(山勢)를 현대적 감성으로 표현해 내는 전작(前      구성이나 표현 방식은 확연히 작가의 개인적 언어를 드러내고 있다. 이에 더해
        作)활동의 연장선에 있다.                                  작가가 의도하는 수묵의 농담(濃淡) 처리와 번짐 효과를 통해 그 시각적 회화
                                                        성을 극대화 해 준다. 전경, 중경의 각기 다른 수묵의 번짐과 번짐의 억제를 통
        전작활동에서 이어지는 근작은 송운(松韻)을 모티브로하는 묵의 향연이다. 작       해 원근감을 조성해 주고 있으며 마치 운무 자욱한 듯한 대기의 흐름을 느끼


        36
        36
   33   34   35   36   37   38   39   40   41   42   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