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7 - 전시가이드 2023년 09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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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e of City를 감상하는 관객들
‘Face of City’에서의 중요하게 다루어진 실시간 언어 정보는 Julius Popp( 목적이 있다. 그 도시 안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이슈와 사건들 사이에서 남녀
독일/1973-)의 실시간 디지털 정보에 기초한 텍스트 작업인 ‘BIT.FALL’ se- 노소는 같은 표정을 짓지 않는다. 2022년 서울 시청 광장에서 4개의 대형 전
ries를 연상시킨다. 작가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인물의 표정과 연결 광판에 남녀노소의 얼굴과 각각 분류군에 맞는 감성을 학습시켜 제작된 작품
한 점이 흥미롭다. 긍정과 부정적 언어의 인프라 구축 등과 관련하여 얼굴 들에서는 서로 다른 표정들이 나타난 바 있는데, 이는 현 시대의 남녀 및 세대
의 감정 표현 정보 해석을 위한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의 메커니즘 갈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이 작업은 지역의 모든 시민들의 얼굴에서 웃
은 무엇인가. 음이 끊이지 않는 시대가 오기를 바라며 화합을 염원하는 의미를 담은 것이
다. 작품의 인터페이스는 가까이에서는 SNS 텍스트를 읽을 수 있고 멀리서는
기본적으로 이 작업은 지역의 감성을 얼굴 표정으로 보여주려 계획한 프로젝 얼굴의 표정을 볼 수 있는 구조이다. 이를 통해 도시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이
트이다. 도시가 가지는 실시간 감성을 표현하기 위한 근거로 그 지역의 SNS 슈들을 텍스트 내용으로 먼저 알아보고 이후 이에 따른 표정 변화들을 직관적
데이터를 활용했다. 초기에는 정확한 정보를 상징하는 뉴스나 기사를 활용했 으로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지만, 더 일반적이면서 시민들의 직접적인 감성을 표현하기에 소셜 데이터가
더 의미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서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SNS 데이터들을 감성 다른 인터뷰에서 밝히길 인터랙션에 특별히 관심을 두는 것은 아니라고 했
표현의 근거로 사용하였다. 기술적인 부분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첫째 지만, 현재 이를 고려하여 구상 중이러가 작업 중인 미디어 아트 작업이 있
는 문장을 기반으로 감성을 학습한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특정 지역의 시민들 다면 무엇인가.
의 실시간 SNS 데이터를 긍정 혹은 부정으로 분석하는 것이고, 둘째는 인공
지능이 분석한 SNS 데이터 텍스트를 얼굴 표정으로 변환하여 표현하는 것이 이 작업은 지역민들이 인공지능 학습에도 참여할 수 있고 또한 본인들이 올린
다. 이 작업은 서울 시민을 대상으로 5만 문장 이상의 설문을 통해 이들의 관 SNS 데이터가 작품 표정에 영향을 주다보니 간접적인 의미의 인터랙티브 작
점에서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SNS 데이터들을 분석한 것이다. 시민들이 생성 업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관객과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인터랙
하는 데이터에서 긍정적인 내용이 많으면 웃는 표정을, 부정적인 내용이 많으 션을 의도하여 구상 중인 작업은 전시 중 관객이 특정 해시태그를 통해 올린
면 슬퍼하는 표정으로 만들어진다. 내용을 실시간으로 화면에 적용되도록 하는 방식으로, 이것은 표정에 곧바로
영향을 주지 않지만 관객들이 더 적극적으로 작업에 참여감을 느끼도록 해서
도시별 작업이 따로 있는 것으로 아는데, 도시별 특성에 차이점이 발견되는 표정 변화를 더 의미 있게 받아들일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가. 여기에서는 감성 표현과 연계했지만 특정 단어나 분야에 대한 구분 혹은
도시별 차이, 남녀, 세대 등 분류군에 대한 고려가 별도로 있는가.
미디어 작가라도 일반적으로는 기술적 도움을 외부에서 받는 경우가 대부분
이 작업은 서울을 시작으로 국내 도시 외에 LA, 방콕 등 해외 도시에서도 함께 인데, 이재형 작가의 경우 전자 매체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경험으로 디지털
진행되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특정 주제를 바탕으로 SNS 데이터를 확보한다. 미디어와 콘텐츠의 접목을 자유자재로 시도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작가는
해당 지역의 이슈 여부에 따라서도 표정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는 사회 구조 및 현상에 주목하면서 고발보다는 희망을 제안하고 있으며, 각박한
데, 동일한 이슈라고 할지라도 인공지능에 학습시킨 분류군, 예를 들면 남녀, 디지털 생태 환경 속에서 사람들이 시시각각 주고받는 메시지를 표정으로 집
세대, 직업군 등에 따른 차이가 유의미했다. 결해 보여줌으로써 지금 이 시점의 모든 정보들이 결국 우리 스스로를 형성한
다는 깨달음과 더불어 부정적으로 치닫는 사고를 멈추고 보다 미래 지향적이
학생을 포함하여 관객이 특별히 유의해서 감상해야 할 이 작업만의 관점 포 면서 희망적인 생각의 전환이 필요함을 자각하게 해준다. 화려한 테크놀로지
인트가 있다면 무엇인가. 이면에 담긴 작가의 따뜻한 시선은 들뜨게 등장했다가 사라지는 다양한 정보
의 홍수 속에서 우리가 인간으로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이며 무엇을 남
이 작업은 감성 기반의 인공지능 기술을 보여주는 것에 목적을 두기보다는 지 겨야 하는가에 대한 반성적 고찰을 하게 한다.
역을 기반으로 한 시민들의 집단 감성을 통해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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