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7 - 전시가이드 2022년 06월 이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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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deur en couleu (2022)





            서양화가 전찬훈이 프리즘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빛을 '생명과 형상'의 근원      들을 번갈아 배치하여 섞어 표현한 인터레이스(Interlace)의 한계점을 극복하
            으로 유비(類比)하고 있다는 점에서 '내적인 빛'으로 파악하는 빛의 철학적 전     고, 자의적으로 빛의 조합을 이루는 속에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이미지와 굴절
            통이 창작활동의 고민으로 엿보인다. 작가의 빛은 생명의 충실, 청정함, 자유,     된 빛의 시차를 통해 우주공간의 신성한 이데아를 느끼게 한다.
            희망, 기쁨, 신들의 지복의 세계이며 보는 작용의 매체, 보여 지는 대상, 사상의
            통찰과 함께 철학적 이데아(idea)의 세계가 자각되는 작가 자기인식의 인문적     서양화가 전찬훈이 작업의 모티브로 삼는 ‘빛이 있으라’는 구약성경의 첫 장
            인 발생이다. 창작의 산물로 잉태된 빛은 타의적 영향에 따라 발광하는 LED      인 창세기에 나오는 히브리어       (yehi 'or)의 한국어 번역에 근원한다. 라
            의 개체가 가지는 단순성의 한계점을 넘어 감상자의 시선과 시각에 따라 다양       틴어 구 로는 ‘fiat lux’으로 표기 된다. 성서에 표현되는 태초에 신이 창조하신
            한 화면으로 변화한다. 이는 자의적 생명을 가지고 있는 셀(cell)의 집합체를    빛은 물질이 아닌 섭리(攝理, Vorsehung)자체를 말하는 것이다. 나타나고 드
            통한 심미성으로 감상의 폭을 확대하여 조형미를 제공 한다. 작가가 유리 막       러나는 것, 보이지 않는 실상과 존재하는 것, 영에서 허상, 그림자인 물질로 변
            대의 결합을 통해 시차(視差, parallax)를 이루고자 하는 점은 대 우주 공간의   환되는 섭리 등 우리가 영적으로 가지는 빛은 인간이 헤아릴 수 없는 그 이상
            고정된 먼 배경이 화면 안에 존재하는 상황에서 색 또는 불분명한 형상의 물       의 가치를 지니고 있을 것 이다. 작가는 이 부분을 실재와 부재(無)에 대한 인
            체를 서로 다른 위치에 있는 감상자가 관측했을 때 발생하는 색상, 형상의 차      식들 사이에 놓여 있는 어떤 간극 내지는 공백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전찬
            이 또는 변위(displacement, 變位)를 시각화로 완성 하고자 하는 점이다. 이는   훈작가는 자신을 소멸하여 타자를 이루는 빛을 통해 시공간적 한계를 넘어서
            시각미술의 제한적 관념을 넘어 조형 미술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 해 주고 그를      는 독창적인 명령을 하고 있다.
            통해 회화가 가질 수 있는 감상자의 상상력을 확대 시켜 줄 수 있는 새로운 미     Fiat Luxs! (빛이 있으라!)
            적 체험을 제공 하여 준다. 그 과정에서 작가는 정확한 형상이 아니고 불분명
            하며 불특정한 심리 현상을 추출 할 수 있는 로르샤하(Rorschach technique)  참고자료------------------------------------------------------------
            나 파레이돌리아(Pareidolia) 처럼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자아의 구조를 표현   종교학대사전. 1998.8. 빛.
                                                            전찬훈 작가노트. 2022.
            한다. 기능적으로는 3D시각화 작업을 위해 두 이미지를 잘게 분할한 뒤 조각
                                                            위키백과. 2022.5.20. https://wiki/ko.wikipedia.org/wiki/빛이_있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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