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9 - 전시가이드 2022년 06월 이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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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이순희, 그녀 I(한지시리즈), 63 x 95cm, 인디언 잉크, 커피, 아크릴, 2020 ⓒADAGP (우) 브뤼셀 IFA 전~



            는, 마치 이 세상을 다 얻은 것마냥 다시 용기를 얻고 작업에 몰두하는 등 기복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보자. ‘코로나 앤데믹’으로 접어드는 시점에서 전 세계
            이 심한 자극으로 인한 심리압박 과정이 반복되면서, 결국 작품활동에도 직간       미술시장이 다시 기지개를 켜는 분위기다. 이런 경향에 발맞추는 지구촌 경제
            접적인 영향을 받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중심축의 이동 추세 덕분인지, 아시아 미술시장에 대한 ≪글로벌 정상급 화랑
                                                            들≫의 국내진출이 활발하다. BTS를 필두로 불던 K바람이 미술계에서도 불
            필자는 여기서, 상기한 가변 요소들이 작품성 검증과는 전혀 무관하며 잘못 인      며, 코로나를 비롯한 불안정한 세계정세에서 한국이 ‘아시아의 허브’의 역할
            지된 편견조차 무의미한 기우에 불과하다는 점을 이순희 작가와 현재 전 세계       을 하리란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1983년 오스트리아 잘츠부
            ≪현대미술시장≫에서 가장 잘나가는 『초상화 거장』알렉스 카츠의 서로 다른        르크에 첫 갤러리를 연 ≪타데우스 로팍≫은 40여년간 현대미술을 선보이며
            특징을 비교해 입증하고자 한다. 우선, 이순희 작가의 ‘대상 인물’은 처음에는     세계 정상급 갤러리로 자리매김했다. 2017년 브렉시트(Brexit)에도 런던에 지
            가족의 초상에서 출발하였으나 점진적인 <진화 단계>를 거쳐 마침내 ‘객관성’      점 갤러리를 열어 화제가 된 바 있다. ‘위기에 투자’하는 절묘한 타이밍이 코로
            에 귀착된다. 다시 말하자면, ‘내가 기억하고 싶은 얼굴’에서 벗어나 ‘젠더 주체   나19 시대에도 빛을 발했다. 아시아 최초 지점을 염두에 둔 ≪타데우스 로팍
            로서의 여인 시리즈’를 거쳐 최근에는 ‘대중적 관점의 우상’으로 바뀌었다. 마     ≫이, 최종 간택으로 서울을 낙점하면서, 두 번째 개관 전에 알렉스 카츠 카드
            치 영화의 ‘스틸 사진’ 앨범을 연상시킨다. 이에 반해, 정규 미술 교육과정을 이   를 뽑아 든 점도 이런 흐름을 고려한다면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더군다나
            수한 알렉스 카츠의 『독창적 초상화』는 1960년대 세계적으로『추상화』가 대세     알렉스 카츠는 '세계 10대 화가'로 등극한 살아있는 현대미술 거장이다. 그렇
            일 때, 당대의 ‘내로라’하는 거장화가들이 “구상화는 구 시대적 발상이므로 인     다면, 역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인물·초상화』의 히든 카드로써 이순희 작가를
            정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으자 자신만의 ‘고유의 특성’을 내세우며 『초상화』를     엄선한 ≪AIAM 갤러리≫는 어떤 장소를 ‘유럽의 허브’로 삼았을까? 이 무렵,
            당당하게 들고나왔다. 그러나, 당대의 『팝 아트』돌풍 추세는 현대미술사조를       때마침 안성맞춤 격으로 ≪AIAM국제앙드레말로협회≫ 회원 작가들을 대상
            뒤흔든 또 하나의 사건이었다. <추상 사조>와 <구상 사조>라는 두 진영 사이     으로 ‘브랜드 인지도’ 및 ‘시장 경쟁력’을 확보해 주기 위해, ‘코로나19 팬데믹’
            에서 <신규 트렌드>로서의『팝 아트』까지 가세하는 동향을 신중하게 관망하        기간 중에 세계 최초로 “EU의 수도”인 브뤼셀에 <조형미술 지식재산 플랫폼
            던 알렉스 카츠는, 마침내 표면적으로는『팝 아트』스럽지만 딱히『팝 아트』라고      >이 구축된 것이다. 바로 ≪IFA 프랑스 예술·문화원 미술관≫이다. 바야흐로
            단정할 수도 없는 ‘독창적인 스타일’의 『초상화』를 세상에 선보인다. 분명히 대    ‘EU의 심장이자 수도’인 브뤼셀에 【프랑스 문화부】 산하의 전 세계 200여개국
            상 모델을 보고 그리면서도, 그 인물과 닮게 그리는 ‘사실 묘사’에는 전혀 관심    에 파견한 380여개의 프랑스 문화원 네트워크의 ≪플래그십 Flagship≫이 전
            을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물의 느낌’은 살아있고.      세계 대양으로 항해를 선포한 것이다.
            이를테면 ‘순간 포착 이미지’를 살렸던 것이다. 결론적으로, 알렉스 카츠는 ‘사
            진 작업’을 통해 실물을 묘사하면서도 <아카데미 교육과정>을 통해 습득한대       아무쪼록 알렉스 카츠처럼 ‘Steady Seller’를 꿈꾸는 【ADAGP 글로벌 저작권
            로 가지 않고 ‘현대적인 조형회화’를 고민하였음에 비해, 이순희 작가는 결코      자】의 일원으로써, 이순희 작가 자신이 심혈을 기울이는 대형 단색화면에 인
            배움의 기반이 없었던 상황에서 자발적인 본능과 감성 표현만으로도 함축미         물을 배치하는 <Crop-Close up> 기법에 세상 대중들이 즐겨 봐주기를 진심
            를 뿜어내는 『여인 시리즈, 그녀』를 완성시키지 않았던가.                으로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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