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0 - 전시가이드 2022년 06월 이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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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혁 컬럼












































        테오도르 제리코, <강박적 질투로 고통 받는 여인>, 1822년, 캔버스에 유채,   테오도르 제리코, <도벽증 환자의 초상>, 1822년, 캔버스에 유채,
        72×58cm, 리옹 미술관                                 61×50cm, 헨트 미술관(벨기에)














         2-2. 정신질환자들을 그린 그림들
                                                        입니다. 사실 제리코의 가족력을 보면 정신병 환자에 관심을 가질 이유가 상당
        강박적 질투와 도벽                                      히 있지요. 그의 할아버지와 삼촌 한 명은 정신 이상으로 죽었다는 기록이 있
                                                        습니다. <메두사호의 뗏목>을 그리는 동안 제리코 역시 정신적인 고통을 겪
                                                        었고, 말씀드린 정신과 의사 조르주에게 치료를 받았던 적도 수차례있었지요.
        박광혁 (내과 전문의)                                    메두사호의 탑승 의사였고 생존자였던 앙리 사비니Henry Savigny는 제리코
                                                        가 그를 인터뷰했을 때, 메두사호의 경험이 그의 동료 승객들에게도 심리적
        테오도르 제리코의 정신질환자 시리즈 중 리옹 미술관에서 소장 중인 <강박        영향을 미쳐 살아가는 데 상당한 트라우마를 남겼다고 말해 주었지요. 당연
        적 질투로 고통 받는 여인Portait of a Woman Suffering from Obsessive   히 1819년 제리코 자신도 메두사호를 조사하면서 신경쇠약에 걸렸고, 그래서
        Envy, The Hyena>의 그림은 주름이 가득한 노인이 경계심으로 찡그리고 상  정신질환자 초상화를 그리는 것에 관심을 가진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대에 대한 의심으로 움푹 팬 두 뺨과 앙다문 입술로 앞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어떤 비평가들은 제리코의 정신질환자 초상화가 인상학이 아닌 정신질환의
        지금의 처지가 화가 나는 것인지 아니면 지금 앞에 있는 사람이 불편한지는 모      징후를 지하는 데 있어서 정신과 의사의 중요성을 보여 주기 위해 제작된 것
        르지만, 의심어린 곁눈질에서 병적인 질투까지 느껴지는 매우 사실적인 그림        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 또한 미묘한 문제이지만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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