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3 - (사회돋보기)노규수 컬럼집-본문(최종)_N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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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국의 문화를 강조했다.
『문명의 대충돌』을 기록한 새뮤얼 헌팅턴(Samuel P. Huntington. 1927~2008)은 2001
년 9월 펴낸 『문화가 중요하다(Culture matters)』라는 그의 저서 서문에서 한국의 발
전은 ‘한국의 문화(culture)가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적었다.
그가 말하는 ‘한국의 문화’는 무엇인가? 바로 ‘한국인들의 검약, 투자, 근면, 교
육, 조직, 기강, 극기 정신 등이 하나의 가치로 시너지효과를 발휘하는 발전 지향
적 문화’라고 밝혔다. 이면우 교수가 지적한 신명(神明)의 문화와 비슷한 표현일
것이다.
1960년대 초까지만 해도 최고 빈곤국가 대열에 단골로 끼던 한국이 “어떻게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는가?”라는 것은 국제 학계에서도 연구과제가 되어
있었다. 새뮤얼 헌팅턴은 아프리카 ‘가나’와 ‘한국’에 관한 자료를 검토하다가
“깜짝 놀랐다”고 『문화가 중요하다』라는 책 서문에서 고백했다.
1961년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GNP)은 82달러 수준이었다. 당시 가나의 1인
당 국민소득이 197달러였으니, 한국은 세계 최빈국 중의 최빈국이었다. 오직 논
밭 갈아 땅 파먹고 살아야 하는 농업의존 경제구조 등 거의 모든 산업지표에서
당시 한국은 가나보다 못하면 못했지 나은 점이라고는 없었다.
하지만 새뮤얼 헌팅턴이 보니 그로부터 30년 후 한국은 1인당 GNP가 가나
의 15배나 되는 산업 강국으로 자라 있었다. 한국은 이제 가나의 비교 대상 국가
가 아니었다. “이 엄청난 발전의 차이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으
로 새뮤얼 헌팅턴의 연구는 시작되었다. 그 해답을 찾는 것이 바로 새로운 2000
년대 밀레니엄 시대를 맞는 미국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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