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0 - (사회돋보기)노규수 컬럼집-본문(최종)_N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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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 그래서 그는 다시 스스로에게 물어야 했다.  “공자

               님 말씀대로 세상은 과연 정의(正義)로운가?”



                 사마천이 공자에게 묻고자 했던 그 시대의 ‘정의(正義)가 과연 존재하는가’를

               나도 역시 사마천에게 묻고자 한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과연 정

               의(正義)로운가’를 묻고자 하는 것이다.

                 나는 지난 10여 년간을 불법 다단계판매 추방, 유사수신 금융피해자 구제와
               예방운동에 헌신해 왔다. 내가 불법 다단계 추방 시민운동을 하면서 느낀 점이

               바로 사마천과 같은 ‘세상은 과연 정의(正義)로운가?’였다. 힘 있고, 끗발 있는 사

               람들이 힘없고, 배고픈 사람들의 삶을 짓밟아버리는 현실을 너무나 많이 목격했

               기 때문이다.

                 공자님 말씀대로라면 ‘악한 자’는 하늘의 벼락이라도 맞고 당장 망해야 했다.
               그것이 정의(正義)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그들은 더 위풍당당했다. 그

               리고 세상에서 참다운 스승이라고 평소 지칭을 했던 사람들을 막상 검증대에 올

               려 보니 평범한 사람보다 더 못한 역천자(逆天者)였다. 사마천의 고민은 바로 이

               같은 배반감에서 시작되었던 역사적 자괴감이었을 것이다.



                 누구든지 국회 인사청문회를 보면 그 같은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청문회에

               나오는 대상자는 가히 천하를 경영하는 이 시대의 인간들이다. 벼슬 또한 삼척

               동자도 알만한 삼공구경(三公九卿)들이다.

                 그리고 그들이 일할 기관은 이름만 들어 봐도 보통사람들은 평소 오금부터 저
               려오는 대단한 관청이다. 그동안 그들은 ‘내가 제일 잘 나가지’를 목청껏 부르던





            150 노규수의 사회 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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