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2 - (사회돋보기)노규수 컬럼집-본문(최종)_N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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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인가?
평소 그들은 우리 사회의 지도층으로서 군림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사회지도
층이란 길을 안내하는 등대와 같은 사람이다. 특히 사회 원로라고 하는 분들은
더욱 시대의 아픔을 고민하고, 그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는 스승과 같은 존재일
것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에게 그런 사회지도층 인사 등과 이 시대를 앞장설 정신적
원로들이 많지 않다는 것이 실로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래서 지금이야말로 풍부
한 인생경험과 자기도야로 우리 사회에 “순천자(順天者)는 흥(興)하고 역천자(逆天
者)는 망(亡)한다”는 말을 자신 있게 전해줄 수 있는 그런 스승이 더욱 절실하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 가이위사의(可以爲師矣)라는 말을 기
준으로 우리 사회의 아픔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스승과 천상(天上) 매뉴얼(manual)
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마천이 “세상은 과연 정의(正義)로운가?”라고 물었던 시대는 2,000년 전이
다. 그 시대는 지금 현대사회가 갖추고 있는 법과 원칙에는 크게 못 미치는 천상
(天上) 매뉴얼(manual)로 살았을 것이다. 그래서 ‘사마천’이 살았던 사회는 사람의
도리에 어긋나는 경우에도 다소 너그러운 잣대를 댈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복잡, 다기능, 다원주의 현대 사회에서는 보다 정밀한 매뉴얼이 필요
하다. 길을 가다가 만 원짜리 지폐를 주운 어린이가 부모에게 그 돈을 건네주었
다고 가정하자. 그때 주저 없이 “이 돈을 잃어버린 사람을 위해 파출소에 신고하
자”는 도덕적 기준을 제시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152 노규수의 사회 돋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