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5 - (사회돋보기)노규수 컬럼집-본문(최종)_N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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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를 건설하겠다고 공약하는 것은 복을 많이 만들어내겠다는 뜻이다.

                  사전에서는 복을 흔히 ‘아주 좋은 운수’, ‘큰 행운과 오붓한 행복’이란 뜻으로

                풀이하고 있다. 따라서 죽어 천당이나 극락에 가서 누리는 것이 아닌, 지금의 현
                세에서 나와 가족, 일가친척과 친지, 국가와 민족이 서로 평화롭게 화합하면서

                함께 누리는 것이다. 또한 그 복을 함께 추구하는 것이 개인이나 조직의 존재 이

                유이자 목표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사전에 따르면 ‘복(福)’이란 글자는 원래 ‘시(示)’와 ‘복(畐)’
                의 회의문자(會意文字)라고 한다. ‘시’는 하늘[天]이 사람에게 내려서 나타낸다는

                신의(神意, 하늘의 뜻)의 상형문자이고, ‘복(畐)’은 배가 불러 오른 단지의 상형문자라

                한다. 그러니 시쳇말로 “하늘의 뜻을 받들어 잘 먹고 잘사는 것”이 바로 복이다.

                  그것이 바로 홍익인간 사상이 추구하는 삶의 모습이다. 홍익인간 정신이 종교

                와 무관한 것은 사후나 내세에서의 구원보다는 현세에서의 복지와 정의를 더 중
                요시하기 때문이다. 살아서 복을 받자는 얘기다.

                  정영훈(한국정신문화연구원 교수, 정치학)의 견해에 따르면 홍익인간에서 홍(弘)은 ‘고

                르다, 균등하다’의 뜻과 ‘크다, 많다’의 양적 풍요로움을 함께 갖고 있는 개념이

                다. ‘고르다, 균등하다’가 추구하는 뜻은 평등과 정의, 상생의 연대성이다. ‘크다,
                많다’의 뜻은 복지(福祉)를 창조하는 역량이나 조건으로서의 생산성(生産性) 향상,

                자유, 개성 등이다.

                  따라서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하는 홍익인간 정신은 개인이 공동체에서 준수해

                야 할 바람직한 삶의 모습과 행동원리로 해석된다. 복을 서로 나누기 위해 노력

                하고 추구하는 것이 바로 복을 “생산(生産)하는 것”이다. 그래서 장영주(국학원
                장)는 “복 많이 받으십시오” 인사말의 원형은 “복 많이 지으십시오”였다고 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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