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0 - (사회돋보기)노규수 컬럼집-본문(최종)_N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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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소프트나 애플 역시 ‘입체전’의 조직을 선택해야 했다.

                 사공이 여러 사람인 협동조합형은 1844년 영국의 작은 마을인 로치데일에

               서 파업에 실패한 노동자들이 중심이 되어 출발한 ‘로치데일 공정선구자조합’
               이 효시다. 이후 썬키스트, FC바르셀로나(프로축구단), 알리안츠생명, 몬드라곤

               (Mondragon)과 같은 대기업들이 등장했다. 한국의 대표적인 협동조합이라면 서울

               우유 정도다.

                 여기서 우리는 전쟁에 임하면서 에너지를 결집시킬 수 있는 중요한 동력장치
               를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화합’과 ‘대동단결’이다. 세상 어떤 조직이든지

               깨진 원인을 들여다보면, 각자의 입장이나 이익을 우선한 나머지 대부분 화합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다.

                 조직논리에서 보면, 몽골 유목민처럼 떠돌아다니며 장사를 해야 하는 구조에

               서는 다핵 의사결정의 ‘세력전 협동조합’ 형이 유리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결국 ‘두 몸 한뜻’이어서, 잘해야 ‘한마음 한뜻’의 수준이 될 수밖에 없다.

               그 대신 본부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조직이라면 ‘입체전 주식회사’ 형이 유리할

               것이다. 그것은 최후의 순간까지 최종 의사결정권자가 모든 책임을 지고 ‘한 몸

               한 뜻’의 구조로 가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세계적인 기업들일수록 주주들과 경영자(CEO)가 한 부부가 되어 한이

               불을 덮으려 한다. 그럴 때 부부싸움은 늘 칼로 물 베기가 된다. 부부가 부모를

               섬기며 아이를 생산하듯 그런 기업들은 자신들의 DNA 제품을 국내외 시장에

               아름답게 펼칠 수 있다. 홍익인간 정신은 ‘한 몸 한뜻’의 화합에서 나오기 때문

               이다.
                                                                 (2013. 0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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