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4 - (사회돋보기)노규수 컬럼집-본문(최종)_N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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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느냐…, 그리고 그 기회를 살리느냐, 못 살리느냐에 따라 공자가 지적하는 깨

               달음은 달라질 것이다. 공자가 구분한 ‘깨달음’에 따라 네 가지 유형의 인간을 A,

               B, C, D형의 4개 형으로 풀어보자.
                 공자는 첫 번째 인간형을 생이지지자(生而知之者)라고 했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아는 사람이다. 예수나 석가, 마호메트, 그리고 그 자신인 공자와 같은 인물들일

               것이다. 그들은 하늘의 뜻에 따라 기회를 안고 태어난, 즉 천기(天氣)를 타고난 사

               람들이다. A급 인간이 바로 이 경우가 아닐까.
                 하지만 보통의 사람들에게도 어느 한 분야에서만큼은 천재성을 발휘하는 경

               우가 있다. 베토벤이 음악에서, 피카소가 미술에서, 김연아가 피겨스케이팅에

               서, 우사인 볼트가 육상 100m에서 초인적인 재능을 보이는 것은 생이지지자(生

               而知之者)의 한 단면이다.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 난 경우이니만큼 아무나 노력한

               다고 해서 그들과 같이 될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공자가 말하는 두 번째 인간형은 학이지지자(學而知之者)다. 배움을 통해서 다시

               태어나는 사람이다. 바로 B(출생)형 인간일 것이다. 공자 자신은 제자들의 질문

               을 받고 “나는 배워서 알 뿐 나면서부터 깨달은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해 스스

               로 학이지지자(學而知之者)임을 강조했다. 대부분의 성공한 사람들은 공부를 게을
               리하지 않았다. 항상 책을 읽어 지식을 습득했다. ‘삼당사락’이라는 말이 나올 정

               도로 밤을 새워 공부하고는 좋은 학교에 들어가고, 고등고시에 합격해 판검사·

               변호사가 되고, 의사고시에 합격해 의사도 되었다. 정신적인 스승을 한두 명 설

               정하고는 그들을 통해서도 성공의 비결을 배우려고 한 사람들이다.

                 세 번째 인간형은 곤이학지자(困而學之者)다. 가방끈 길게 석·박사 공부를 한
               것은 아니지만 실제 체험을 통해서, 또는 숱한 시련과 고난을 통해서 배우며 기





            214 노규수의 사회 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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