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7 - (사회돋보기)노규수 컬럼집-본문(최종)_N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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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은 바라보는 사람이 주인이다
금년은 사상 유례가 없는 긴 추석 연휴가 이어졌다. 공식 휴일은 3일이지만,
14일 토요일부터 쉰 근로자들도 있었다고 하니 그런 경우는 최고 9일의 휴가기
간을 즐겼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19일에 떠오른 한가위 달은 예년에 볼 수 없
었던 슈퍼문(Super Moon)이었다고 한다. 슈퍼문은 지구와 달과의 거리가 가장 짧
을 때 보이는 크고 밝은 달을 말한다.
나는 실제 어릴 적 그 달을 따려고 내 고향인 서울 광진구 구의동 뒷산의 아
차산을 용감하게 오른 적이 있다. 나 같은 체험이 있는 독자들도 분명 있겠지만,
그때 나는 산 위에 걸린 보름달을 따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부지런히 산위로 달
음질쳐 올랐었다.
그러나 아뿔싸~ 우리가 산에 오르는 사이 달은 저 높은 하늘로 달아나버린 것
이었다. 그때의 실망감과 달에 대한 야속함이 얼마나 컸던지 달을 향해 돌멩이
를 수없이 던진 기억이 아직도 새롭기만 하다. 조금 더 크면서 알았던 ‘진리’지
만, 그 달은 나 혼자만의 것이 결코 아니었던 것이다.
우리 민족은 지난 수천 년간 그 공동소유의 보름달을 보고 소원을 함께 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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