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5 - (사회돋보기)노규수 컬럼집-본문(최종)_Neat
P. 215

회를 포착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 하여 철저하게 실

                패를 거울로 삼는다. 한국 경제계에서 사례를 찾는다면 현대그룹을 일으킨 정주

                영과 같은 인물일 것이다. 그들은 거친 들판에서 모진 비바람을 맞으며 우뚝 섰
                다. 그들의 성공담은 많은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과 용기를 주기에 충분하다. 바

                로 찬스(chance)를 놓치지 않고 살려냈기 때문에, 그들의 스토리를 듣고 있노라면

                “나도 할 수 있다”는 비전을 강하게 갖게 한다. 바로 그들이 C(기회)형 인간이기

                때문이다.
                  네 번째 인간형은 곤이불학자(困而不學者)다. 고난을 겪거나 뼈저린 실패를 하고

                서도 깨닫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널려있는 기회를 수없이 날리고, 인생의 실패

                자가 되어 파멸의 길로 가는 D(죽음)급 인간을 말한다. 이들의 특성은 똑같은 실

                패를 반복한다는 점이다. 불법 다단계판매, 방문판매에 한 번 빠져서 큰 곤경에

                빠졌다면 다시는 그런 실패를 하지 말아야 하건만 여전히 반복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그 실패의 원인이 자기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한 실패의 책임을 주변 환경이나 주위 사람들에게 돌리기 때문이다. 그 자신은

                제법 똑똑하고, 사리판단이 정확하며, 소위 ‘마케팅’에 대해 다 알고 있다고 착각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하루에도 열두 번 ‘떼돈을 벌 수 있는’ 새로운 계획

                을 세우는데,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실행하는 법이 없다. 실패를 통해서도 배우지

                못하고 매번 실수를 되풀이하는 ‘찌질이’들이 바로 D(죽음)급의 곤이불학자(困而

                不學者)다.

                  이들의 말과 행동은 언제나 제각각이다. 말로는 자신이 천하를 알고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모든 것을 양보하며 헌신했다고 하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215
   210   211   212   213   214   215   216   217   218   219   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