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1 - (사회돋보기)노규수 컬럼집-본문(최종)_N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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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 달을 혼자 차지하려다 물에 빠져 죽었다는 전설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한가위 보름달의 색깔은 황금빛이다. 그 하늘의 황금을 어느 누가 과
연 독차지한다는 말인가. 세상의 황금도, 세상의 어떤 금은보화도 누가 일시적
으로 보관할 수는 있을지언정 영원히 어느 누가 혼자 차지할 수는 없다는 것이
세상의 이치다. 기업도 달과 같다. 그곳은 여러 사람이 모여 운영하는 공동의 일
터다. 보름달처럼 결코 어느 누구 혼자의 소유가 될 수는 없다. 그러자고 하면
그 사람은 결국 이태백과 같이 물에 빠져 죽게 된다.
유엔(UN)도 그런 생각을 했다. 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달을 탐사하면서 자칫
영유권을 주장할지 모른다는 걱정에 1971년 달조약(Lunar Treaty)을 체결했다. 주
요 골자는 달은 인류 공동의 가치로 평화적 목적과 전 인류의 복지를 위해서만
이용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만일 기업을 독차지하기 위해 산에 오르려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도시락 싸
들고’ 말릴 것이다. 대신 그 기업을 가장 크고 아름다운 황금빛의 슈퍼 컴퍼니
(Super Company)로 함께 만드는 것이 더 쉽다고 말할 것이다. 달을 가리키면 달을
보아야지 손가락만을 봐서는 안 된다. 이미 나는 1990년대 중반부터 조직판매
가 활성화된 테헤란로를 돌며 수없는 세일즈 경험을 했기 때문에 이태백처럼 죽
어가는 안타까운 독식(獨食)의 결과를 잘 안다.
다시 강조한다면 달은 욕심 없이 바라보는 사람이 주인이다. 그러기에 이번
한가위의 황금 보름달과 같은 달이 매 보름날마다 독자들의 가정을 밝게 비추
고, 그 빛을 모두의 가슴속으로 흠뻑 받아들이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쟁반같
이 둥근 달일수록 홍익지월(弘益之月)이다.
(2013. 0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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