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3 - (사회돋보기)노규수 컬럼집-본문(최종)_N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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얻을 수 있다는 결론이었다.

                  문제 출제자의 주석을 보면, I.Q(지능지수)로는 자기중심의 사고에서 결코 벗어

                나지 못한다고 한다. 막상 한 명을 고르라고 하면, 그 틀에 묶여 전체를 보지 못
                한다는 것이다. 자기 자신이 남보다 똑똑하고 머리가 좋다는 생각으로 혼자만

                의 독선에 빠질 수 있다는 염려였다. 대신 기존의 틀을 깨는 것은 함께 살아가는

                E.Q(감성지수)였다. 그 ‘정답자’는 바로 넷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아름다운 동행’

                을 선택하고자 했다. 이 사례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흔히 ‘출제’되는 문제이
                기도 하다. 기업이 구조조정을 할 때 세 명 중 단 한 명만 선택해야 하는 경우가

                빈번히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때 조직에 필요한 한 사람을 선택(choice)하고,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두 사

                람을 퇴출 시키겠다는 방법은 I.Q에 의한 이성적 판단이다. 현대 자본주의에서

                는 이를 인간 선택행위의 제1차적 기준인 ‘효율성(efficiency)의 달성’이라고 표현
                하고 있다. 단 한 명만을 차에 태울 수 있다는 제한된 자원의 배분원칙, 또한 그

                희소성에 따라 인간의 본성은 자신에게 가장 큰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이기적 행

                동만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90명의 다수가 아닌, 10명의 소수를 위한 선택을 하게 되면 부익부 빈
                익빈 현상이 심화되어 소득분배의 악화를 초래하게 된다. 함께 살아가는 공평성

                (equity)이 훼손됨으로써 야기되는 소득 불평등성의 확대는 사회계층간의 갈등을

                증폭시켜 경제적 불안정을 초래하게 된다.

                  이는 결국 정치·사회적 불안정으로 이어지게 되고, 다시 경제적 불안정성을

                증폭시키는 악순환을 초래하게 된다. 1960~70년대 아시아의 선진국이었던 필
                리핀의 사례와 같이 불평등이 경제발전 저해의 원인이 됨으로써 사회 구성원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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