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9 - (사회돋보기)노규수 컬럼집-본문(최종)_N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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례다.
1924년 밀을 생산하는 농민들이 모인 밀생산자협동조합으로 출범, 70여 년의
역사를 가진 휘트 풀(Wheat Pool)은 다국적 곡물 기업의 도전과 농업시장의 변화에
탄력 있게 대응하지 못했다. 농사꾼들인 조합원들로서는 주식회사 형태의 곡물
회사들과 경쟁하기에 역부족이었다. 더구나 출자액과 관계없이 1인 1표라는 의
사결정 구조는 주인 없이 사공만 많은 배로 전락하기에 충분했다.
북미 최대 농협인 팜랜드(Farmland)도 2002년 파산하는 충격적인 사태가 발생
했다. 팜랜드는 한때 포춘지 선정 100대 기업에 속할 정도로 우수한 사업체였
다. 가장 핵심적인 파산의 이유는 새로운 경영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수익성
보다도 조합원의 정치적 요구에 의해 의사결정이 이루어짐으로써 효율적인 사
업추진이 저해되었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협동조합형 기업운영은 조합원들이나 회원들이 각자의 작은 힘을 모
아 큰 힘으로 발전시키고, 그 결과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한 시스
템임은 분명하다. 일반 기업이 1+1=2의 구조라고 한다면, 마력(馬力)의 원리가 적
용되는 협동조합형 기업에서는 1+1=4도 만들 수 있는 시너지효과가 존재한다.
다시 의문이 생긴다. 그렇다면 ‘7인의 부자’와 같은 독단의 경영구조를 탈피
하고, 휘트 풀(Wheat Pool)이나 팜랜드(Farmland)와 같은 비효율적 의사결정 과정에
서 벗어나면서, 조합원들의 소득을 증대시킬 수 있는 협동조합형 시스템은 무엇
인가?
그것은 SNS 즉 세계적 소셜 네트워크 시스템으로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계시
키는 방식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는 앨빈 토플러 등 수많은 경영학자들이 이미
예측했던 시스템이기도 하다. 한국의 대표적인 미래학자로 손꼽히고 있는 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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