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7 - (사회돋보기)노규수 컬럼집-본문(최종)_N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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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어려운 사람에게 감사의 세배를 하게 하고, 작은 촌지를 전달하게 한 것이 바

                로 9,000년 역사의 우리 민족이 간직해온 홍익인본주의의의 정신이었다.

                  연말 거리에는 구세군(救世軍)의 자선냄비가 걸리고 종소리가 울린다. 서양에
                서 유래되었다는 그 구세군이 창설된 것은 1870년경으로 고작 140년 전의 일이

                다. 하지만 연말연시 우리 고유의 세배문화 기록은 삼국시대에도 등장하니 최소

                한 1,500년 전부터 있었던 일이었다. 그만큼 우리의 홍익인본주의는 뿌리가 깊

                었고, 세계적인 홍익인본주의 문화로 발전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나는 이번 까치까치 설날에 윤동주 시인을 찾아가 묵은세배를 드릴 예정이다.

                그가 다녔던 연희전문(현 연세대) 교정에 있는 그의 시비(詩碑)를 찾아 돌에 새겨진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을 기도하려 한다. 옛 시인에게 묵은 세

                뱃돈을 드리는 대신 그 자리에서 나는 세뱃돈에 스며있는 홍익인본주의를 제4

                의 자본주의시스템으로 확립하겠다는 마음가짐을 드리려 한다.
                  재물을 나누지 못하는 사람은 결코 윤동주 「서시」의 시구처럼 한 점 부끄럼이

                없다고 말할 자격이 없을 것이다. 그런 만큼 행복을 나누겠다는 나와 우리 친지

                들의 의지는 강하다. 구세군 조직이 전 세계 80개국 이상의 나라에서 창설되었

                다고 하듯이 우리 행복군(幸福軍)도 올해는 세계로 규모를 확대하려 한다.
                  연말연시에 하늘의 신에게 무사고를 기원하며 절하던 전통이 윗사람과 주위

                사람들에게 존경심을 나타내는 풍속으로 변했다는 것이 우리의 세배문화였다.

                나 역시 내 졸고를 읽어주시는 칼럼 독자들에게 이 기회를 빌려 글로서나마 감

                사의 세배를 올리며, 새해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큰절!
                                                                  (2013. 02.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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