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3 - (사회돋보기)노규수 컬럼집-본문(최종)_N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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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내가 좋아하는 시인 중에 윤동주가 있다. 소년 시절을 옛 고구려 땅 만주 북간
도에서 자라서 그랬을까, 그는 서정시로 민족정신을 일깨운 선구자 중의 한 분
이다. 일제 압박에 대항해 민족혼을 노래하다 불과 27세의 어린 나이에 1945년
2월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이슬처럼 사라진 비극의 저항시인. 그래서 그분
을 생각할 때면 늘 가슴 한편이 아려온다.
일본에 점령당한 조국을 떠나 윤동주와 함께 1920년대 북간도 명동촌에서 자
란 인물 중에 윤극영이 있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대부분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로 시작하는 「서시」나 「별 헤는 밤」과 같은 윤동
주의 주옥같은 시를 읽었듯이, 우리 모두는 또 윤극영의 동요를 부르고 자랐다.
바로 「반달」과 「까치까치 설날은」이 그의 대표작이다.
내가 어릴 적, 내 고향 서울 성동구 구의동(현재는 광진구 구의동)에도 설날이 오면,
나 역시 윤극영의 「까치까치 설날은」 노래를 부르며 동네 할아버지 할머니들께
세배를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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