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3 - (사회돋보기)노규수 컬럼집-본문(최종)_N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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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
차례상에 올리는 세 가지 나물은 반드시 오방색에서 골라야 했다. 그래서 흰
색은 뿌리 나물이라고 해서 도라지나 무나물을 쓰고, 검은색은 줄기 나물로 고
사리를 쓴다. 푸른색은 잎나물로 미나리를 쓴다. 과일도 반드시 오방색에서 골
랐다. 붉은 대추와 흰 밤, 노란 감 등이 그렇다.
이 오방색을 통해 홍익인본주의를 가장 잘 나타낸 음식이 바로 우리의 비빔밥
이다. 지난 2010년 11월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팀이 기획한 비빔밥 광
고가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등장한 바 있다. 한식의 세계화를 위한 홍
보 이벤트였는데, 그 광고를 본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오방색이 연출하는 비빔
밥의 ‘아름다움’에 감탄했다. 이제 그 광고가 금년부터 월드투어에 나선다는 계
획으로, 그 첫 광고가 설 직전인 지난 2월 7일 태국 내 최대 휴양지인 파타야시
메인 전광판에 등장했다.
오방색인 설날의 세찬은 조화와 공생을 의미한다. 함께 어울려 살아야 하는
인간들의 모습을 우주 만물의 법칙에서 그 교훈을 찾고자 했다. 하늘이 가르치
고 땅이 지적하는 것, 그것이 바로 함께 살아야 하는 우리들의 모습이었다. 천지
인(天地人)의 조화가 함께 디자인된 것이 우리의 태극기이고, 그 이념이 바로 홍익
인본주의다. 세상이 아무리 변한다 한들 하늘이 정한 뜻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는 사실을 우리는 설날 음식에서부터 배워야 하는 것이다.
(2013. 0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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